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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6. 2021

능이 짬뽕

음식 본질의 맛에 답이 있다.

짬뽕이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어떤 것을 넣어도 적당하게 음식의 궁합이 맞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거나 넣는다고 해서 맛이 보장되지는 않겠지만 보통은 맛이 색달라질 수 있다. 보통 짬뽕이라면 하얀 국물 베이스의 사천식 짬뽕과 빨간색 국물의 일반 짬뽕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그 중간의 갈색은 별로 본 기억이 없다. 회색지대에 머무른 것 같은 그런 짬뽕은 어떤 맛일까. 게다가 향기가 독특하고 쓴맛이 있어서 향 버섯이라고도 부르는 능이가 들어가면 맛이 색달라질 수 있다. 

능이 짬뽕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맛을 조금 죽여야 한다. 향신료 같은 것도 적게 넣어야 능이만의 맛을 느낄 수가 있다. 능이는 암세포 억제, 소화기능 강화, 혈액 순환, 천식 등 각종 효능을 겸비하며 가격대가 있는 버섯이다. 이 짬뽕 한 그릇을 먹으면 무척이나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짬뽕국물의 색깔은 짙은 갈색에 가깝다. 능이를 비롯하여 각종 야채를 넣어서 만들었다. 능이버섯은 소고기,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으니 짬뽕과 어울리지 못할 것이 없다. 능이버섯에는 약한 독성이 있어, 생으로 먹을 경우 사촌이 땅을 산 것처럼 배가 아플 수가 있으니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능이버섯의 수용성 영양분이 포함된 일종의 천연 조미 육수는 이렇게 국물에서 나오게 된다. 

해물도 적지 않게 들어간 짬뽕의 비주얼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재료 본연의 맛을 잘 살린 짬뽕이다. 능이버섯은 아직까지 인공재배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자연 채취 물량만 시중에 유통된다. 

짬뽕의 국물을 자꾸 마시게 된다. 절대 나이를 먹고 능이버섯 우린 물을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모든 식재료는 이렇게 사람과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잘 먹어야 잘 일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자꾸 반박자가 안 맞는 느낌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별미로 배를 채우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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