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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2. 2021

천당의 계곡

오선위기(五仙圍基)가있다는 회문산

장맛이 좋기로 유명한 순창군, 치즈로 유명한 임실군, 구절초가 유명한 정읍시가 같이 공유하는 산이 있다. 높이 830미터의 회문산은 회문봉, 장군봉, 깃대봉의 세 봉우리로 이루어지는데 섬진강과 함께 천당의 계곡이라고 부를 만큼 아름다운 곳이면서 계곡의 물이 맑기로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위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회문산에는 24명당이 있으며 다섯 신선이 바둑을 두고 있다는 오선위기라는 자리가 있다고 한다. 

회문산으로 가는 길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신도 모르게 멈춰 서서 바라보게 된다. 내린 비로 인해 물이 흐려져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도 자연 속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이곳에서 흘러가는 물이 하동까지 흘러간다니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정읍의 최익현, 임실의 임병찬 의병장이 회문산을 거점으로 항일구국운동을 벌였던 곳이 이 주변인데 동학농민운동도 이곳에서 투쟁하기도 했다. 

 1950년 6·25 전쟁이 벌어지고 유엔군의 인천 상륙작전과 북진으로 고립된 인민군과 공산당들이 회문산으로 옮겨와 자리 잡고 험한 산을 의지하여 빨치산 활동을 전개하자 국군은 전투기까지 동원하여 토벌하였던 곳이기에 회문산 전적비도 세워져 있다. 

회문산에는 자연휴양림도 만들어져 있는데 물이 맑아서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무학대사(無學大師, 1327~1405)가 이성계를 임금의 자리에 오르게 하려고 기도한 만일사(萬日寺)도 회문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고추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후반으로 순창에는 처음 장을 담갔다는 곳이 남아 있다. 

모악산을 어머니 산, 회문산을 아버지 산으로 여겨 도인들이 자주 찾아 치성을 올리기도 하고, 인근의 여분산은 갱정유도교의 발상지이기도 한 회문산에는 숲해설가 2명을 배치하여 이용객을 대상으로 숲해설 및 산림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숙박시설과 야영장이 자리하고 있다. 


특이하게 회문산 자연휴양림에는 회문산 역사관이라고 조성을 해두었다. 회문산의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같은 참나무류뿐만이 아니라 구석구석의 암석군으로 형성된 돌곶, 시루바위 등이 빼어난 자태와 남동쪽으로 뻗은 산줄기를 따라 천마봉, 깃대봉등에 대한 설명을 접할 수 있다. 

짙은 녹음이 졸졸졸 흘러내리는 물의 위로 그늘을 내리 우고 있다. 

아래로 내려오니 또 출렁다리가 있다. 요즘에는 유독 출렁다리를 많이 건너가 보는 것 같다. 그렇게  심하게 흔들거리지는 않지만 위에서 내려오는 작은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또 하나의 매력이다. 

회문산은 모악산과 서로 음양관에 있다고 불릴 만큼 명당은 양의 기운이 강해서 아버지의 산으로 불리고 김제의 모악산은 음의 기운이 강해서 어머니의 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회문산의 절경인 문필봉(文筆峰)을 중심으로 깨끗한 물이 주변을 감아 도는 모습에서 회문산(回文 山)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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