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2. 2021

멋진 세상

What a wonderful world이 어울리는 해변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 What a wonderfule world는 가끔 들으면 세상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보게 한다. 물론 바다 위로 떨어지는 석양이 더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는 하지만 각박한 세상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주는 노래라고 할까. 특히  헬리콥터들이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천지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나오면서 이 노래가 흐르는 굿모닝 베트남에서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루이 암스트롱은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한다. 

충남 서천 비인만 끝자락에 자리한 마량포구 동백정에 꽃이 피면 서해는 바야흐로 봄이 오게 된다. 선후기 문인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주꾸미를 ‘죽금어’(竹今魚)로 기록했는데 자산어보는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상을 받았다. 주꾸미 철이 지나갈 때쯤 바다로 나아가기 좋은 때다. 서천군에서는 춘장대권과 월하성, 선도리, 다사리, 마량리 권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곳에서 머물 것이라면 슈퍼에서 맛 좋은 한산 소곡주라도 사서 마시고 싶지만 이곳에서 잘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다. 

선도리 권역은 갯벌체험마을로 유명해서 이맘때부터 한 여름까지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월하성, 선도리, 비인, 송석, 월포를 지나 장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어촌 어디에서나 갯벌체험을 할 수 있을 만큼 살아 있는 갯벌로 가득하며 솔숲이 띠를 이어 걷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선도리 갯벌은 2009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될 만큼 자연 그대로의 청정한 쾌적함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선도리 갯벌체험마을은 약 25년 동안 갯벌체험을 시작으로 마을 공동체가 함께 노력한 결과 법인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갯벌을 걷기 귀찮으면 마을에서 준비해놓은 이런 이동수단을 이용해도 좋다. 

코로나 19에 이용객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바다가 열리고 갯벌에서 무언가를 캐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기도 하다. 

저 앞에 보이는 쌍도는 지금 바닷길이 열려 있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선도리에는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려 저 쌍도까지 갈 수 있다. 바다로 고기 잡으로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던 남매가 바다를 바라보다 섬이 되었다고 하는데 바닷물이 빠진 자리로 가서 캐면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한 자루를 채우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한다. 

쌍도를 보면서 사랑을 나누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걷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겠지만 갯벌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바지락, 굴, 맛조개, 동죽 등으로 요금이 다르다. 호미와 갈구리, 삽등을 제공해주며 장화, 소금등도 약간의 돈을 받고 빌려준다. 영화의 제목처럼 항상 What a wonderful world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아있으니 풍광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순창고추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