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3. 2021

마당 있는집

김제이현심 고택

개인적으로 고층의 아파트를 좋아하지도 않고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의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비교적 높지 않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건 개인적인 성향처럼 보이는데 빌라나 도심형 주택처럼 막혀 있는 공간보다 몇 발자국만 나가도 탁 트인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손이 많이 가는 마당 있는 집을 관리할 자신은 없다. 사는 곳의 가격보다 살고 있는 그 순간의 가치를 선호한다. 

김제의 이현심 고택은 코로나 19 이전에는 넓은 마당과 한옥 두 채를 한 팀에게만 빌려주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들 여럿이 함께 와서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곳이다. 요즘에 TV에서 유독 집을 찾아주고 집과 관련된 방송이 나오는 것을 보면 사는 곳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제시에 있는 이현심 고택은 1936년부터 이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택은 ‘ㅡ’ 자형 본채과 그 옆에 있는 별채로 이루어져 있다. 본채는 5칸 겹집 형태로 대청마루와 방, 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데 건축은 가족의 일상 언어를 공간 언어로 번역하게 된다. 공간이 사람의 정신을 반영하고 서로를 보완해가면서 발전해간다. 

지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성을 들여 공간을 구성했음을 볼 수 있다. 이 집을 짓는 데만 3년이 족히 걸렸다고 하는데, 정성을 들여 지은 집이기에 이곳에 방문했던 한옥 전문가들의 칭찬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 

머무는 집의 뒤편으로 가면 옹기들이 적지 않은데 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이곳 집주인은 전통장자격증과 식생활지도사 자격증이 있어서 바른 식생활 문화에 대해 강의도 하고, 전통장체험도 진행한다고 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관리만 가능하다면 크면 클수록 좋기는 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자신의 관점에서 공간 구성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색, 우리가 입은 옷의 색, 우리가 보는 꽃들의 색은 우리를 둘러싼 빛의 다양한 파장과 함께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마당 있는 집은 그런 걸 가능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멋진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