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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1. 2021

6월의 청시

이맘때 찾아가면 좋은 김달진 생가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청시(淸枾) 김달진


6월이면 한 해의 중간쯤 되는 지점으로 가장 푸른 시기이기도 하다. 한 여름에는 연한 녹색이 아니라 짙푸른 녹색이 넘실대는 계절이다. 그래서 6월에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그런 푸르름이 있어서 좋다. 


창원에 생가와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는 김달진은 본관은 김해(金海). 경상남도 창원 출생. 김규석(金圭奭)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동양적 정밀(靜謐)과 달관의 자세에 기초한 김달진의 시중 청시는  자연의 순수한 상태에 대한 직관을 통하여 존재의 본질을 통찰하려는 시의식의 출발점을 알리고 있다. 

김달진 생가는 초가집으로 보존이 잘되고 있는 곳이다. 찾아간 날도 잡초제거와 함께 집의 일부 보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의 삶을 보면 금강산유점사(楡岾寺), 경상남도백운산(白雲山) 등에 입산하여 수도 생활을 한 것이 특이해보인다. 

김달진의 생가에는 커다란 마당을 포함해 밭, 화단이 조성되어 있어 가정적인 느낌을 주며 생각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민속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밭에는 누가 먹을지는 모르는 각종 채소가 심어져 있다. 

김달진은 불교를 접하며 삶의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장편 서사 시집인 큰 연꽃 한 송이 피기까지는 사람의 인생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시를 썼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서재이면서 많은 손때가 묻은 곳이기도 하다. 항상 말하는 것이 있다. 사람은 물과 닮아 있다고 말이다. 샘물의 의미를 담은 김달진의 시를 보면 그 흐름이 읽히기도 한다. 


숲 속의 샘물을 드려다 본다

물속에 하늘이 있고 힌 구름이 떠가고 바람이 지내가고

조그마한 샘물은 바다같이 넓어진다

나는 조그마한 샘물을 드려다 보며

동그란 地球의 섬우에 앉았다

- 샘물 (김달진)

생가를 조용하게 돌아보면서 그의 인생, 불교, 관조적인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김달진문학관은 김달진의 제자가 진해의 마을에 생가를 복원하고, 한학자, 교사, 승려, 시인으로 살아왔던 김달진 선생의 불교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문학에 대한 열정을 알리기 위해 개관한 곳이다. 

김달진의 생각이 머문 불교 문학적 세계를 기려주며 전국의 문인들에 의해 새로운 세대들이 문학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뜻깊은 행사인 김달진문학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 들어서면 김달진 선생의 실물 사진이 맞이해주고 있으며 생전에 직접 사용한 유품들, 연구 문헌들도 있어 그의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기 좋은 곳이다. 현재는 코로나 19에 제한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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