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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1. 2021

국조전 (國祖殿)

하늘을 열고 자신과 마주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자신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다. 스스로를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뿌리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사실 자신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면 운세 같은 것을 볼 필요도 없다. 사람의 정신은 고유한 것으로 스스로에게 있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다. 

한민족에게 있어서 단군왕검이라는 존재는 개개인의 고유한 가치를 의미했었다. 일제강점기에 가장 먼저 지운 것이 바로 단군왕검으로 마치 미신과 같은 존재처럼 여기게 만들었다. 천안에도 단군왕검과 관련된 단무도 시설이 있지만 종교의 개념과 상관없이 민족의 뿌리로 여기는 공간은 바로 이곳 칠곡의 국조전이다. 

국조전은 개국 성조 단군의 위패와 영정을 봉안하는 장소로 국조전을 위탁 관리하는 칠곡군단민회는 매년 춘향숭봉대제(음력 3월 15일)와 개천숭봉대제(10월 3일 개천절)를 거행하고 있다. 전 군민의 정성을 모아 단군묘를 건립코저 1951년 3월24일 이수기 선생, 조용승 선생을 1961년에 국조전 건립계획을 세우고 전군민의 참여하에 모곡과 성금으로 1961년 석전리 573의 18번지에 국조전을 건립하였다.  

매년 개천숭봉대제를 봉행하여 오던 중, 협소한 부지와 건물의 노후로 1989년 국조전 이건을 추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를 살펴보면 단군성조께서는 서기전 2333년 이 땅에 오셔서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으로 조선을 건국한 것을 기념하고 있다. 

개화 사조와 일본이 조선을 강제로 침탈한 뒤에 자행한 36년간의 민족정신 말살정책으로 인하여 국조숭봉과 단국제 봉행이 소홀해지고, 광복과 더불어 밀려오는 외래 문물로 우리 고유의 전통과 민족혼이 날로 퇴조된 것이 수십 년에 이르렀다. 

국조전이 자리한 곳은 칠곡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있다. 현행 교육 기본법 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단군왕검의 영정을 보지 못하고 내려갈뻔했는데 내려가는 길에 관계자분이 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다 내려갔던 계단을 다시 올라오는 수고는 했지만 굳이 보여주시겠다는 관계자분의 성의를 마다할 수는 없었다. 

백두산에 올라가 보지 못해서 천지가 얼마나 좋은 풍광을 보여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둘레 14.4km, 최대 수심 384m이며, 그 물은 여러 가지 광물질이 포함된 광천수로 맑고 깨끗하다는 천지는 16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으며, 가장 갚은 곳의 수심은 384m라고 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한국인을 한국인답게 만들고 세계 일가(世界一家)의 이상을 지향하는 3.1 사상(三一思想)을 담은 민족 고유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칠곡에 국조전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우연한 것이지만 모든 일에 우연이 없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가운데 인연이 이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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