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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1. 2021

유학지

과거의 신념이 우리를 가둘 수 있다.

살다 보면 어떤 신념은 스스로를 주저앉히고, 어떤 신념은 자신을 나아가게 한다. 그걸 선택하는 것은 본인이 몫이지만 나이에 따라 걸맞은 신념을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 구미에서 칠곡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색다른 공간을 만났다. 유학지라는 저수지로 다목적광장, 출렁다리, 쉼터, 유학지 주변으로 둘레길이 있는데 둘레길의 길이는 1코스, 2코스, 3코스를 다 합쳐도 1.7km 정도로 가볍게 걸어볼 수 있는 곳이다. 

유학지 주변의 둘레길을 가볍게 걸어보았다. 친환경 여행 문화의 시발점이 되는 곳으로 상쾌한 바람소리를 간직한 곳이라고 한다. 입하, 소만, 망종, 하지 등 여름 절기에는 일을 늘리기보다 한 가지라도 하던 일을 무사히 지속하는 게 중요한데 그 지속하는 힘은 신념에서 나온다고 한다. 

데크길은 원래 있었던 나무는 그대로 두고 옆으로 길을 만들어두었다. 평평한 길이서 걷기에는 부담이 없는 곳이다. 칠곡군은 칠곡군 성곡리 유학산 자락에 위치한 유학지 주변에 수변공원 산책로를 준공해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이 2016년이니 5년쯤 되었다. 


데크길을 걷다 보면 앉아서 책을 읽을만한 공간도 나온다. 인간이 죽기 전까지 그를 '행운아'라고는 불러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헤로도토스는 말하기도 했다. 지금 운이 좋다고 해서 평생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듯이 그 사람이 행복한지 어떤지는 그 끝을 보기 전까지 알 수가 없다.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가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데 대부분 이렇게 데크길과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곳에는 특이하게도 개인경작지가 있는지 보리가 심어져 있었다. 망종에 앞서 보리를 막 수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망종이란 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보리를 수확하고 있는 농부를 뒤로하고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서 들어가 본다. 맑은 날이라서 더욱더 좋은 동행의 시간이었다. 말보다 행동을 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집 '이솝 이야기'의 '허풍선이 여행자'에는 "여기가 로도스섬이다. 여기서 뛰어"라는 대사가 나온다. 허풍을 치는 사람보고 지금 바로 해보라는 마을 사람의 이야기를 통한 교훈이다. 농부들은 절기에 맞춰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다목적 광장(주차장)에서 정자 앞에 가면 수변 우측으로 유학지 둘레길 안내도가 보인다. 안내도를 지나 출렁다리로 가기 위해 잘 가꾸어진 수변길을 지나 데크 로드가 보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잠시 돌아보고 정자에서 쉬면서 잘 볶아진 커피 한잔을 마셔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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