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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5. 2021

천탑

모든 것에 시작은 하나의 돌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적은 노력으로 혹은 적은 돈으로 큰 가치를 가지려고 한다. 작은 노력이라는 돌을 하나씩 쌓다 보면 언젠가는 천 개가 되고 만개가 되어 자신의 배경이 되어준다.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 일부의 사람이 아니라면 모든 것은 하나부터 시작을 한다. 그래서 가끔씩은 지역마다 자리한 돌탑이 쌓여 있는 마을을 둘러보곤 한다. 공주의 천탑마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천탑마을이 자리한 곳은 부곡 1리로 이곳을 지나쳐서 가다 보면 다양한 형태의 탑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살면서 돌을 하나씩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를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 무함마드가 말한 것처럼 강한 사람은 상대를 쓰러트리는 사람이 아니라 화가 날 때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부곡 천탑마을에는 다양한 색깔이 있다.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세월 가는 대로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방향만 잡으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운명의 여신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 짓는다고 한다. 천탑마을의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 속의 마을이 아닐까. 

대중교통이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버스를 타고 이곳으로 올 수도 있다. 확실한 타이밍이라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준비된 상태로 있는 것이다. 

3년 전쯤 왔을 때는 가을이었는데 지금은 여름이다. 천탑마을을 상징하는 아름드리나무가 정자 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데 도로와 주변 공간까지 모두 채우고 있다. 이곳저곳을 돌아봐도 천탑마을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돌탑들이 쌓여 있다. 

부곡 천탑마을을 충남 공주시 사곡면 부곡 산성로 139에 자리하고 있다. 영국의 작가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라는 소설을 어릴 적에 읽었는데 거기서는 여기서부턴 저 혼자 가겠습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날의 천탑마을은 한 사람도 볼 수 없는 조용한 곳이었지만 그렇기에 생각할 시간도 많았다.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서 휴식을 취할 곳이지만 데크 등은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맑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이 마을 분들은 돌을 꾸준히 쌓아놓고 부곡 천탑마을이라는 이미지는 만들어두었다. 천탑마을이 자리한 부곡리(富谷里)는 순수 우리말로 ‘고비을’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한자로 ‘高飛고을’이라고도 하며 새가 높이 나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사용하지 않으면 쇳덩이는 녹슬고 물은 썩거나 추위에 어는 것처럼 재능도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어버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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