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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5. 2021

항구와 회덮밥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일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나 물질적인 것을 잃어버리면 아까워하지만 어쩌다 떠오른 좋은 생각이나 책에서 본 것들이나 어떤 의미에서 보면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잊어버린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매일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먹을지에 대해 상상을 해본다. 오랫동안 머무는 것이 쉽지가 않지만 그 순간을 포착해가면서 살아간다. 

서산의 삼길포항에는 항상 낚시를 나가려는 사람들도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삼길포항은 미항(美港)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해변 드라이브 코스와 서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삼길산이 일품이고, 유람선을 타면 바다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철새도래지와 잘 보존된 갯벌로 유명한 충남 서산시 일대 천수만과 가로림만이 국가 해양지명으로 공식 채택되었는데 공식 채택된 해양지명은 '수심이 얕다'는 의미의 천수만(淺水灣)과 '바다 안개가 아름답다'는 뜻의 가로림만(加露林灣), '하늘과 땅, 바다 3곳 모두에서 길한 기운이 있다'는 삼길포(三吉浦) 등이 포함되어 있다. 

슬슬 걸어서 돌아본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가 중요한 것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의 생활을 불확실하게 얻으려고 확실한 현재의 생활을 확실하게 파괴하고 있는 듯하다. 

느긋하게 걸어보고 느긋하게 생각해보기도 한다. 정말로 불확실한 것은 미래다. 수심이 얕으면서 바다 안개가 아름답다는 의미의 서해바다다. 

선착장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횟집에서는 갓 잡은 우럭과 광어, 놀래미 등의 수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데 이날은 회덮밥을 먹어보기로 한다. 장미터널이라고 불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미가 콘셉트로 위에 매달려 있다. 

이제 7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서 분위기가 많이 반전될 듯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상당히 적다. 자신을 이기는 것은 전쟁에서 수천 대군을 이기는 것보다 더 크고 훌륭한 승리라고 한다. 

이곳에는 회덮밥을 하는 곳이 많아서 어떤 집을 들어가도 회덮밥을 저렴하게 먹어볼 수 있다. 도시에서는 이 가격에서 먹을 수가 없는 가격에 회덮밥을 내어준다. 

일반적으로 횟감이 덜 들어가고, 야채와 밥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횟집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이기도 하지만 이 집은 회가 섭섭하지 않게 들어가 있다. 회와 야채라는 조합이 매우 잘 어울리며 회를 듬성듬성 썰어서 넣기에 오히려 얇게 썰려서 나오는 회 보다 먹을 때 식감이 좋다. 삼길포항 앞바다에 바다 안개가 끼어서 아름답게 가로림만의 풍경이 있을 때 먹는 회덮밥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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