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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6. 2021

자연 속의사찰

충무공 정충신이 머물렀던 망일사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서산의 망일 사는 고려 현종[재위 1010~1031] 대에 지성 선사가 인법당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1619년(광해군 11)에 한여현(韓汝賢)이 간행한 호산록(湖山錄)에는 대산(大山) 중봉(中峰)에 절이 있다고 하였다. 서산에는 충무공이라고 칭호를 받은 정충신의 사당인 진충사가 남아 있다. 자연속의 사찰이며 세월의 흔적을 뒤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로는 대웅전, 요사채, 종각, 오층 석탑, 석등, 망로정, 산신각이 있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1991년에 지어졌기에 현재기준으로 볼 때 오래된 사찰은 아니다. 

망일사의 일주문을 통해 들어가본다. 정충신은 우리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시기인 선조-광해군-인조 대의 무장으로 시대 모순을 헤쳐나간 보기 드문 개혁파였는데 이곳에서 40여 일간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있다. 

크지는 않은 사찰이어서 가볍게 돌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밥값을 하는 것에 대해 과대하게 평가하기도 한다. 사소한 일상의 상담부터 삶을 아우르는 깊은 지혜까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을 탁발이라고 한다. 

망일사는 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느낌의 그런 사찰이었다. 망일 사는 망일산 자락에 있는 사찰이다. 망일산을 서산 분들은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서 큰 산이라는 이름의 대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천년고찰이라고 부르는 것은 고려 현종 8년(1017) 지성선사가 수도를 위해 창건하였다고 한다. 

서쪽 바닷가에서 해를 바라보이는 산에서 해를 바라볼 수 있는 사찰이 바로 망일산 망일사에는 절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이 경내 앞마당에는 수령 700년의 괴목이 서 있다

망일사의 기록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살다보면 아무리 가까운 길이라도 가지 않으면 닿지 못하는 것을 알고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말만 하는 사람이 잇고 바로 그 즉시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산의 인물인 정충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망일사에서 망은 바랄망이다. 한 사람이 높은 곳에 서서 바라보는 형상으로 보름달을 가차(假借)하여 ‘망(朢)’이 되었다가 나중에 ‘臣’ 자를 대신하여 ‘망(亡)’자로 음을 나타내어 ‘망(望)’이 되었다.

하루하루 그날을 기리면서 살아가는 그날을 꿈꾸면서 살아갔던 의미의 망일사에서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던 사람의 마음이 담긴 것 같은 사찰이다. 멀지 않은 곳에 서산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시대에 내면을 바라보는 것은 나무를 키우듯이 매일같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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