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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2. 2021

구재봉 자연휴양림

잠깐 일 좀 관두고 간 하동

산은 모르겠지만 바다는 봄날과 여름날, 가을날, 겨울날 모두 많은 변화가 있을까. 표면적인 온도는 바뀔지 몰라도 가장 변화가 없는 것이 바다다. 변하는 것은 계절에 따라 바다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바다와 산을 같이 볼 수 있는 지역은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 두 곳 모두 만족감을 주는 곳은 하동만 한 곳이 없다. 하동은 바다, 강, 산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곳이다. 

화개장터가 자리한 곳까지만 올라가도 섬진강의 물은 이 정도로 많지가 않은데 바다 쪽으로 내려오면 수량이 많아진다. 바다의 물과 강물이 합쳐져서 수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섬진강에서 잡은 재첩국을 안 먹어본 지가 오래된 것 같다. 작은 재첩이 들어가서 무언가 밍밍한 듯하면서도 담백한 그 맛은 마치 밍밍한 듯한 평양냉면의 맛과 닮아 있다. 

앞에 배가 있으니 배를 타고 나가서 그물이라도 뿌려두면 재첩을 잡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지금까지 살면서 필자 소유의 배 한 척 없다니 살짝은 서글퍼지는 날이다. 우리는 살면서 어떤 의미로 떠나고 감상하고 여행하는가.  강변으로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까 본 섬진강으로 흘려내려 오는 물줄기 중 하나를 따라를 따라 올라가 보기로 한다. 위로 올라가면 섬진강에 합류하는 횡천강이 나온다. 휘어 감으면 흘러내려가는 횡천강을 따라 올라가면 횡천역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올라가면 남산천이 나온다. 

남산천을 타고 더 올라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삼화 저수지로 가는 길목과 자연이 살아 있는 구재봉 자연휴양림으로 갈라진다. 구재봉 자연휴양림 쪽으로 더 올라가면 드디어 구재봉이 나온다. 구재봉은 경남 하동군 악양면 신대리 산 69-1에 있다. 

드디어 물이 어디서부터 흘러내려오는지 찾아냈다. 구재봉의 이름을 붙인 자연휴양림은 사람들에게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 산은 형상이 거북이가 기어가는 모습에서 연유되었다고 하는제 지리산으로부터 왔으니 하동군의 진산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살다 보면 우연을 가장한 것처럼 우리는 필연적으로 섭리와 마주치게 된다고 하는데 이는 자연과의 만남이 가장 묘하다. 섬진강을 생각하면서 이곳에서 시작된 물을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은은한 자연 속에서 우리는 순수함과 겸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의 계곡으로 내려가서 물이 언제쯤 섬진강에 도착할지 수리 수문학의 관점으로 계산을 해보려다가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관둔다. 

그냥 그 자체로도 좋지 않은가. 그게 자연이 가진 매력이다. 이곳에서 잠을 자본 적은 없지만 그냥 돌아본 것만으로도 좋다. 지리산 자락 구재봉에 있는 구재봉 자연휴양림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곳이다. 

구재봉 일원에 조성된 구재봉 자연휴양림은 75ha 규모의 생태 숲을 비롯해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총연장 1004m의 하강 레포츠 시설 ‘스카이 짚’, 길이 828m의 모노레일, 에코어드벤처 등 다양한 숲 속 체험시설이 구축해 두었다. 

구재봉 자연휴양림을 거닐다 보면 차밭도 볼 수 있다. 구재봉 자연휴양림 야생차밭은 1985년 계단식 다원 1만 5000제곱미터와 야생 다원 1만 6000제곱미터 등 3만 1000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돼 명품 차 생산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차는 바위틈에서 자란 것을 으뜸으로 치며 맛이 좋다. 보통의 차보다는 비싸게 팔리는데 자연휴양림을 돌아다니면서 바위틈을 살펴보았다. 혹시나 야생차라도 발견하면 심봤다라는 말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분은 좋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여름, 산, 물,  꽃, 차가 있는 자연 속에서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담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영혼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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