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11. 2021

코스모스

소소한 석왕사 편백숲길 걷기

한 사람의 몸은 하나의 우주이며 우주가 생성된 존재를 증명한다고 한다. 하나의 생명체로 존재하지만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람이다. 자연을 보면 시간이 가고 낙엽이 떨어지고 땅으로 환원되는 과정 속에 일부는 결국 사람의 몸을 이루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 속에 숲길을 걸으면 서로의 존재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19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호흡하는 것은 지양되는 시간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이 필요하다. 

남해의 도시 통영에는 생각 외로 생태숲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 여러 곳이 있다. 필자가 아는 편백숲만 하더라도 3곳 이상이다. 통영의 남쪽으로 가는 길에 석왕사 편백숲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편백나무의 향은 결국 입자가 되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피톤치드를 맘껏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고즈넉한 산속 경치와 함께 잔잔해서 아무런 주변의 소음이 들려오지 않는다. 그래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좁은 길이지만 전혀 험하지 않아서 특별한 복장을 갖추지 않아도 전혀 무리가 없는 곳이다. 

위쪽으로 올라오면 앉을 수 있는 벤치도 보이고 석왕사 편백숲을 알리며 편백나무의 효능도 적혀 있다.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 것 역시 몸의 변화가 있게 된다. 코로나19가 몸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세상의 모든 것이 교환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편백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살균 작용이 있어서 산림치유 효과를 볼 수가 있어 치유의 숲이라 부르는데 초록색의 향연이 펼쳐져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말복이 지났지만 아직도 초록의 진한 여운이 남아 있다. 산림욕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이 안정되어 여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새로운 장소를 찾는 것은 보물 찾기와 비슷한 느낌이다. 

위에 올라가 보니 작은 사찰이 나온다. 마치 암자와 같은 곳이다. 몸에는 좋다는 편백나무의 향을 맡는 인간도 어차피 자연 속의 일부일 뿐이다. 언젠가는 순환되어 나무가 될 수도 있고 동물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단지 이 순간에 인간으로 존재할 뿐이다. 

작은 사찰 석왕사에서 꽃구경을 해볼 시간이다. 수국이 주로 피어 있는데 편백나무숲길은 석왕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피톤치드는 1943년 미국 세균학자 왁스먼이 발표한 것으로 러시아어로 식물의 라는 뜻의 'phyton'과 죽이다는 뜻의 'cide'가 합해져서 만들어졌다. 

수국의 꽃은 처음 필 때는 연한 보라색이던 것이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연분홍빛으로, 피는 시기에 따라 색깔을 달리한다.  꽃잎 등을 수놓을 때 이용하는데 자연 속의 수를 둥글게 놓은 것처럼 생긴 꽃이 수국이다. 

부처상 옆으로 수국이 피어 있었다. 수국의 학명 Hydrangea는 그리스어로 '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물은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순환한다.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편백나무도 좋지 않은 것도 모두 물질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지구, 인류의 진화 그리고 인연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을공동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