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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3. 2021

계곡 먹방

계룡산의 계곡에서시간 보내기

식문화의 기초는 자연이라는 공간에서 획득한 제철 식재료를 있는 그대로 먹는 생식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고 부패에 이르는 식자재의 맛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즉 부패가 되기 때문에 요리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식문화의 기본에는 곡물이 있다. 곡물을 먹기 좋게 만드는 데 있어서 불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주로 평일에 이동을 하는 편이다.  회사를 다닐 때는 휴일이라던가 명절 같은 것에  대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래서 대체휴무 같은 것도 와닿지 않는다. 평일은 교통량도 적고 사람들도 적어서 좀 편하다. 

계룡산은 오래간만에 와서 머물러 보았다. 그래도 차량들이 적지가 않은 편이다. 후배와 한 잔 마시려고 이곳을 갔기에 마음 편하게 버스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 나름 방역만 잘하고 오면 버스도 편한 교통수단이다. 

계곡물이 맑은 편이다. 이곳에서 내놓을 수 있는 음식은 끓여서 먹는 것은 안되고 조리가 되어서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것만 계곡물 근처에서 먹을 수 있다. 물을 자세히 살펴보니 가끔씩 물고기도 보인다. 

여름에 먹는 파전과 막걸리는 피서에 좋은 대안이기도 하다. 전통주 같은 양조주는 순곡주(향기 나 맛 첨가 없이 오로지 곡물로만 빚은 술)와 혼양곡주(술에 독특한 향을 내기 위해 꽃이나 식물의 잎을 넣어 빚은 술)로 구분된다. 

파 같은 식재료는 제철에 나오는 것을 사용하지만 이 안에 들어가는 해산물은 냉동되었던 것을 사용한다. 지금처럼 식량 보존이 일반화된 것은 니콜라 아페르에 의해서였다. 1804년 그는 시행착오 끝에  100도로 끓는 물에 담가 30분에서 60분 동안 가열하여 살균하는 방식의 병조림을 고안했다. 그를 가리켜 신문에서는 병 속에 봄과 여름, 가을을 담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마도 가장 익숙한 술은 막걸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다양한 곡물로 술을 만드는데 오늘날 인간 사회는 기본적으로 쌀, 밀, 옥수수, 조와 수수, 보리, 호밀 등 여섯 종류의 볏과 식물에 의존하는데 4대 문명이 시작되는 시절부터 현재까지 인류와 함께 해오고 있다. 

옆에 온 가족을 보니 물고기를 한 마리 잡아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데 때로 농악이 따르기도 했던 것이 천렵이다. 

이곳에서 흘러가는 물은 노성천·구곡천·갑천 등이 발원하여 금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조선시대에는 중악단(中嶽壇)을 세워 산신제를 지낼 만큼 신령스러운 산이었으며, 우리나라 4대 명산의 하나가 계룡산이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동학사에는 고려말·조선초 삼은의 위패를 모신 삼은각과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냈던 숙모전 등이 있다. 

나름의 운치가 있어 보이는 석부작이다. 석부작 등 다양한 작품마다 자연의 심오한 매력을 담고 있어 생명의 신비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돌과 식물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해 작품 하나하나가 작은 자연이라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끼와 뿌리가 돌을 덮고 꽃향기를 더해주는 석부작은 살아있는 예술로 보고 있다. 

이곳에는 먹거리들도 있다. 공주는 밤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군밤이 익숙하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지리지에는 공주지역이 밤나무 심기에 적합한 지역이라는 기록이 돼 있다. 공주 밤에는 포도당, 단백질, 비타민 등 영양분과 인체에 필요한 무기질이 풍부해 강장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2014년 웅진 백제의 왕궁터로 추정되고 있는 공산성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공주 밤이 다량 출토된 것을 보면 공주가 괜히 밤으로 유명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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