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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3. 2021

공산성

기와집 위에 또 기와집

공산성 - 나태주


기와집 위에 또 기와집

옛날 속의 또 옛날

그리움 뒤에 또 그리움


세계유산 공산성 방문자 센터에는 공산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해볼 수 있도록 전시를 해두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방문자센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나태주 시인이 지은 공산성이라는 시였다. 

요즘에는 모든 것이 가상으로 접속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지금의 메타버스가 메인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엄청난 퍼포먼스의 하드웨어도 필요하다. 구글에서 검색을 할 때마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 가격이 지불될 만큼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최적화된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량과 이를 처리하는 프로세싱은 지금 수준과 다르다. 

공주를 상징하기도 하는 공산성은 문주왕이 웅진 천도를 한 475년은 고구려의 장수왕 때문에 백제가 한성을 빼앗기는 등 국가의 존망이 걸릴 정도로 위기를 맞으면서 만든 백제의 도읍이다. 강성한 고구려를 피해 내려오긴 했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이곳에 들어오면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다. 공주에서 있었던 백제왕들의 이야기가 있다. 공산성은 방어하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한 국가로서의 도읍으로는 크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후 부여에 계획도시를 세우고 부소산성, 성흥산성, 노성산성 등 확실한 방어망을 구축하여 내려가게 된다. 

현재 공산성 석축의 상당 부분은 조선시대에 개축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고구려에 쫓겨 내려온 수도라고 해도 중요한 요충지였기에 통일신라시대에는 웅천주 도독이었던 왕족 김헌창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웅진성에서 자결하기도 했었다. 조선시대에는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피난을 간 곳이 바로 이곳 공산성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터치 방식을 이용해서 공산성과 주변에 있는 역사적인 자원을 둘러볼 수 있다. 바닥에는 옛날 공주와 공산성의 옛 지도를 살펴볼 수 있다. 

블록으로 만든 공산성은 파는 제품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나름 짜임새 있게 만들어졌다. 앞서 말한 현재 메타버스의 느낌은 이렇다. 각각의 개성은 있지만 현실과는 다르며 인격만 갖추어진 공간 같다고 할까. 

지난주 테슬라 AI데이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테슬라가 자율 주행 개발의 핵심인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고 레이블을 지정하는 데 사용하는 슈퍼컴퓨터 '도조'에 대한 소개를 들으면 어떻게 하면 사람과 비슷해질까에 대한 이야기다. 

가상공간처럼 꾸며진 이곳은 공산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성왕 때 축성이 되어 웅진성, 쌍수산성으로도 불리기도 했던 공산성은 포곡형 산성으로 성내에는 영은사, 광복루, 쌍수정, 명국삼장비, 주초석, 창고터, 연못터등이 남아 있고 동쪽과 서쪽에는 보조산성이 있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곳이다. 게임처럼 자신이 직접 눌러보고 움직여보면서 공산성의 역사를 접해볼 수 있다.  공산성은 백제 멸망 당시에는 의자왕이 피신하였던 곳으로, 멸망 후에는 당나라의 웅진도독부가 설치된 군 사령부의 거점이기도 했다.  통일신라의 입장에서 웅진도독부는 철거해야 되었던 곳이다. 

왕조시대 공산성은 하나의 도시의 거점이자 방어 요충지로 적당한 곳이었지만 도읍으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도시의 확장 관점으로 볼 때 공산성이라는 공간은 좁다. 올해는 무령왕의 해라고 한다. 공산성은 백제 제2의 수도로서 이후 통일신라의 요충지로 조선시대에는 석성으로 만들어져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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