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6. 2021

자연과 사찰

구미의 수다사와 배롱나무꽃

필자는 성향이 할 수 있는 것 혹은 이룰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말한다. 이루지 못할 것이나 그냥 말만 해놓고 하지 않을 것을 아예 입밖에 꺼내지 않는 편이다. 사람이 헛되이 보이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급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사물의 근본을 파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연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때에 맞춰 변화하기 때문이다. 

구미의 유명한 사찰 중 한 곳인 수다사를 찾아갔다. 수다사는 산림욕장과 함께 자리한 곳으로 배롱나무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구미 수다사는 신라 문성왕 때에 진감국사(眞鑑國師) 혜소(慧昭)가 연악산 봉우리인 미봉(彌峯)에 백련(白蓮) 한 송이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절을 짓고 처음에는 연화사(淵華寺)라 했던 곳이다. 

산림욕장까지 그리 멀지 않으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산림욕을 충분히 해보면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맑은 물이 위에서 흘러내려오고 있는데 산림욕을 하면서 물소리도 들어볼 수 있는 곳이다. 사람의 지식은 많은 것을 이루게 만들지만 축적되지 않으면 결국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지식만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자만 적어도 재료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임진왜란 때는 선산부사 정경달(丁景達)과 사명대사가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승병과 의병을 집결하여 왜군들과 맞서 싸웠던 곳이 수다사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과 명부전, 요사채 등이 있으며, 대웅전 안에는 1185년에 각원이 조성한 아미타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967년(광종 18)에는 화재로 인해 극락전과 청천료(淸泉寮)를 제외한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으며 1273년(원종 14) 대수해로 극락전·시왕전·청천료만 남고 모두 유실되기도 하는데 시간의 흐름속에 많은 것이 사라져 갔다. 

이곳의 배롱나무는 800여 년이 넘는 수령을 가지고 있다. 부처꽃과의 잎 떨어지는 큰키나무인 배롱나무의 꽃은 가지 끝에서 고깔모자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며 뭉쳐서 피는데 여섯 장의 꽃잎은 주름투성이로 핀다. 수술은 40개까지 달리며, 가장자리의 6개가 유난히 길고 암술은 하나가 배롱나무다. 

원래는 대웅전이 아니었는데 1572년(선조 5)에 사명당(泗溟堂)이 극락전을 중수한 뒤 대웅전이라 개칭하였고, 청천료를 수리하여 극락당이라 하였다. 사명당하면 임진왜란과 연결이 되어 있는 사람이다. 1589년 정여립(鄭汝立) 모반사건에 연루되어 스승인 휴정과 함께 투옥당하기도 했지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일으켰다. 

유독 맑은 물이 위에서 흘러내려온다. 옥빛의 물이 가득 차서 흐르고 다시 아래로 흘러서 내려간다. 

연악산(淵岳山)은 구미에 있지만 문경으로 이어지는 산이기도 하다. 이곳의 옛길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송정지를 지나 연악산(淵岳山) 수다사 방면으로 오르는 옛길은 임도로 모습을 바꾸어 문경으로 토끼비리 같은 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수다사 명부전 안에 봉안되어 잇는 지옥도는 희귀한 벽화로 상태가 거의 완전한 귀중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떤 그림을 그렸을지가 궁금하다. 단테의 신곡에 표현된 지옥도와는 어떻게 다를까. 

불교에서 살아 있는 것을 죽이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음란한 짓을 하고, 거짓말하는 자가 가게 된다는 곳이다. 수미산의 4방에 있는 네 대륙의 하나인 남쪽의 섬부주 밑에 있다 하고, 뜨거운 불길로 형벌을 받는 8열지옥(八熱地獄)과 혹독한 추위로 형벌을 받는 8한지옥(八寒地獄)으로 크게 나뉘게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