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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31. 2021

추상의 세계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시'추상 기행'

어떤 것은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고 어떤 것은 해보아야 알 수 있다. 해보지 않고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들도 적지 않다. 추상의 세계는 때론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사람의 정신세계는 그만큼 확정적이면서 명확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추상미술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가장 본질적인 형태로 대상을 파악하여 수직선과 수평선으로 환원했던 몬드리안(Piet Mondrian, 1872~1944)을 중심으로 이루어낸 기하학적 추상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은 현재 공사 중이어서 뒤로 돌아서 들어갈 수 있다.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전으로 오래간만에 완주를 지나치다가 들린 곳이다. 

추상이라는 것은 수학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수학적인 것의 기본 요소-점, 선, 면으로 볼 수 있지만 내면적인 것은 복잡하면서도 단편적이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추상은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입구에는 인상적인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대화형 미술기행 체험공간이 있었다. "당신의 기억, 행복한가요?"라는 전시전이다. 

기획적에서 소개되는 작가 20명 중에는 한국의 대표작가 故이응노를 비롯, 故임상진 작가의 대작과 故손아유 작가의 다양한 재료와 기법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화가인 故송수남, 故문복철, 이철량, 이남석, 이재승, 정명희 작품과 회화 분야로는 故이춘기, 박계성, 선기현, 홍현철, 황영성, 유희영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추상미술은 작가의 주관을 통해 사물의 형태를 재구성하며 동시에 우리가 익숙하게 인지해오던 사물의 모습이 존재적 본질과 일치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추상미술은 객관적인 시각보다는 주관적이다. 기존에 갇힌 형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되기 위한 것으로 추상의 율동은 그런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추상적이다. 추상적인 존재를 추상적이지 않게 구성한 이 사회다. 사회는 단순할수록 구성이 쉬워지고 하나의 색깔로 표현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전시실을 돌다 보면 추상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는 풍경화도 만나볼 수 있다. 조선시대를 그린 것부터 한반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 

그림이란 선이나 색채를 써서 사물의 형상이나 이미지를 평면 위에 나타낸 것으로 인류문명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글자를 발명한 것보다 오래전에 시작이 되었다. 

화가의 도구들을 보니 그림을 그렸던 오래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전문적으로 그려본 적은 없지만 그림, 음악, 글 모두 비슷한 면이 있다. 화가를 높여 이르는 말은 화백(畫伯)이며 낮잡아 부르는 말로는 환쟁이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 역시 작가가 있고 낮잡아 부르는 말로 글쟁이가 있다. 

이번 2021년에 진행되는 소장품 기획전 '추상 기행_추상미술의 율동과 언어'는 전북 도민에게 미술관 소장품 중 작가 20명의 추상작품 58점을 선보이는 전시는 10월 17일까지 소장품 기획전시 '추상 기행'을 미술관 2, 3, 4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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