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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2. 2021

대박리

대박천을 따라길 따라풍경 따라

청양 정산면이라는 곳을 가면 밤나무도 많이 심어져 있지만 전통 민속놀이 동화제와 열녀가 많이 나왔다는 광생리, 많은 선비들을 배출하였다는 내초리, 표고버섯 주생산지인 마치리, 백제 부흥운동이 일어났던 배곡리등도 있지만 이름에 혹해서 대박리라는 곳을 찾아가 보았다. 대박리를 흘러내리는 하천은 대박천이다. 마을의 구석구석마다 설명을 잘해두어서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알 수가 있다. 

대박리는 함박실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대박이라는 단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정표를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이곳저곳에서 밤나무가 지천에 심어져 있다. 

대박 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오는 대박천은 이곳이 마지막 여정을 마치고 치청천에 합류를 하게 된다. 건너편에는 천으로 내려가기 쉽게 계단 등을 만들어 두었는데 마치 정자처럼 보인다. 

대박리의 안으로 들어가다 보니 떨어져 있는 밤들도 눈에 뜨인다. 저절로 익어서 떨어진 밤들이다. 도로변에 떨어져 있는 밤을 주워 본다. 점심을 먹긴 한 거 같은데 살짝 배가 고픈김에 밤을 까서 먹어본다. 

주은 밤이 많지는 않지만 굶주려 죽지는 않을 듯하다. 밤 몇 개 주은 것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곳 대박리에는 대박천을 중심으로 서낭당, 장승, 가덕재, 정자, 산제당, 법당재, 대박재, 데크로드 등이 조성되어 있다. 

원래 이곳에는 오래된 서낭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사라진 고목 대신에 새롭게 심은 나무가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마을마다 보통 큰 서낭나무가 있는데 외부에서 들어오는 길목을 장승과 솟대가 막고 뒤쪽의 길은 서낭목이 막으며 마을 가운데 서낭당이 마을 전체를 관장하게 된다. 

이 장승은 나무 장승 대신에 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장승제를 지냈으나 지금은 장승을 제작하는 기술자가 없어서 매번 제사에서 모시기가 어려워지면서 석장승을 세워두었다고 한다. 

밤이 풍성하게 열려 있다. 이제 2주일만 있으면 매달려 있는 밤이 모두 떨어지거나 수확을 하시는 분들이 밤을 모두 따고 나면 다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조금 더 올라오면 대박 저수지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대박 저수지까지 올라오면 대박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대박리는 예로부터 마을의 소식을 알리는 종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의 소식과 행사를 알렸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종은 비상시기에 알렸다고 한다. 종을 울릴 때 규칙이 정해져 있어 타종소리를 듣고 소식에 응했다고 한다. 

요즘에는 삶에는 생각지도 못하는 변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는 염두에 두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삶의 방식이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고 언제든지 태세 전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연은 이렇게 때마다 맞춰서 변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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