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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9. 2021

시작점

결국, 나는 정말로 자연을이해했다.나는 사랑을 동시에 배웠다.

그럼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공학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고 IT업계에서 일했다가 이제야 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인 그림을 시도하고 있다. 잘할 수 있을지는 잘은 모르겠다. 몇 번 그려봤는데... 추상화를 그릴까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유화까지는 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수채화는 추상과 거리가 멀다. 

음식과 그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방향은 나를 향하기도 하지만 밖으로 향한다는데 있다. 개인적인 성과를 내는 스포츠는 온전히 자신을 향해 있고 누군가를 향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사람과 사람이 같이 하는 데 있어서 밖을 향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이 맞춘 것 몇 개정도는 있어야 한다. 누리려고 하는 것보다 해주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가치를 주는 것 그것이 어디에 있을까. 

여자 동창의 딸과 적지 않은 시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단어를 쓰는 것과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지간한 어른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였다. 이야기하다가 우연하게 말대꾸와 반박의 이슈가 나왔을 때도 명확환 시선을 바라볼 줄 알았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배우려는 자세는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다. 돈이 되는 정보 같은 건 누구나 쉽게 이해한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의 말과 대화의 태도는 쉽게 익혀지지 않는 법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빛과 색채의 마법사 클로드 모네 레플리카 체험전을 보았다. 아이들은 이미 어른이 어떤 거짓과 포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솔직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의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장 강한 매력이며 무기다. 

아이들이 그린 모네의 작품들이 이곳에 걸려 있다. 최근 그림을 그리기로 생각했기에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어릴 때 그림을 그렸지만 성인 되고 나서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려야 되겠다고 생각한 건 요즘이다. 

그림을 터치해볼 수 있는 전시공간과 그냥 바라만 보아야 되는 전시공간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굳이 만져보지 않아도 좋지만 유화의 질김을 느끼고 싶다면 만져볼 수도 있다. 

화가들도 보면 그림을 그리면서 혹은 나이가 들어서 많은 글귀를 남기기도 한다. 클로드 모네 역시 그러했다. 자신의 정원을 정말 사랑했던 모네는 정원을 그린 그림을 많이 선보였다. 자신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정원이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것을 볼 때야 비로소 갑작스럽게 멈출 때가 있다. 한 번도 그 존재를 의심 본 적이 없는 것의 존재가 있을 때 아~ 이렇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모네가 표현한 여인상은 대부분 꽃 속에 있었다. 시리게 푸른 하늘과 구름 속에서 양산을 쓰고 꽃밭에 있는 그녀의 얼굴은 흐릿하지만 그 실루엣은 아름다웠다. 

모네의 여자는 카미유였다. 화가와 모델로 1865년에 만나서 여러 작품을 출품하였다. 그녀를 그린 그림으로 모네의 이름을 알렸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가난한 서민 출신의 카미유를 모네의 집안에서는 반대하고 모든 지원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가 1870년 아들 장을 낳은 지 3년 만에 그들은 드디어 결혼식을 하게 된다. 


시작은 했으니 반은 간 셈이다. 필자는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을 그려보고 싶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때론 왜 그렇게 욕심이 많고 단순한지 궁금할 때가 있다. 모네는 매일 더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것은 한 사람을 미치게 하기에 충분했으며 그 모든 것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은 생각에 괴로웠다고 한다. 


"나는 반드시 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항상, 항상." - 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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