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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25. 2021

읽는 것의 힘

음식, 사람, 캐릭터, 역사가 담긴 Font

읽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아는 것, 생각하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할까. 모든 것에 시작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출간하지는 않겠지만 출간해본 사람들은 폰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내용이라도 가독성이 없는 폰트라면 잘 읽지지 않고 기억에 남지 않으니 흐름이 끊기게 된다. 그래서 폰트는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정말 많은 폰트가 있는데 요즘에는 지자체에서 만든 무료 폰트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실 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일반적으로 인터넷으로 보이는 폰트는 저작권의 문제가 없는데 유튜브 같은 곳에서 폰트를 쓸 때 유료 폰트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도시인 서울시 성동구청의 성동체, 부산의 부산체, 광주의 빛고을광주체, 울산중구의 전용서체, 경기도청의 경기천년체, 고양의 고양체, 아산의 이순신체, 김제시의 김제시체, 제주의 제주한라산체, 영양군의 음식디미방체, 칠곡의 칠곡할매체등 다양한 무료폰트가 있다. 캐릭터와 폰트는 같이 맞물리면서 지역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냥 무료로 개발하여 공급하는 것을 넘어서 스토리를 담기 시작했다. 그 폰트를 보면서 혹은 글씨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되는 것이다. 폰트를 개발하는 비용보다도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고양시는 고양이라는 캐릭터로도 유명하지만 마치 고양이가 글씨로 만들어진 것처럼 캐릭터가 표현된다. 

가독성이 좋은 폰트를 무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많은 옵션이 생겨나고 있다. 영상매체, 인쇄매체, 웹, 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에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며, 특별한 허가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책을 출간하기 위한 인쇄매체에도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는 전국에 많이 있지만 아산이 대표성을 가지고 있고 현충사 역시 그곳에 있기 때문에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문구는 아산을 대표하며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무료로 사용하는 대신에 유료로 양도하거나 판매하는 등 상업적 행위는 금지하고 있으며, 변형하여 재배포하는 등 폰트를 변형시키는 행위 또한 금지하고 있다. 

읽는 것의 힘은 보는 것이나 듣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지만 훨씬 깊숙하게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 영상을 보고 라디오를 듣는 것은 물론 쉽다. 그렇지만 대부분 휘발성으로 날아가버리게 된다. 휘발성으로 날아가버리면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내용만 단편적으로 기억되는데 이것은 기억의 왜곡을 만들어낸다. 

개인적으로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쓴 적도 있었는데  그곳의 벽화거리에 가보면 할머니들의 글이 남겨져 있다. 경상북도 칠곡군에서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우신 어르신들이 한글을 깨치고 지금껏 마음속 담아둔 이야기를 글로 가족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칠곡 할머니 글꼴 5종(칠곡 할머니 김영 분체,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이종희체, 칠곡할매 추유을체)은 개인 및 기업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글꼴로 사용에 대한 표시만 해주면 된다. 

출간서적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홍보나 다른 용도로 쓰기에 좋은 폰트가 음식디미방 체다. 음식디미방은 말 그대로 한자어로 그중 디는 알지(知)의 옛말이며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40년 전에 쓰인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조리서이다. 

폰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당장 밖으로 나와서 유명한 브랜드의 폰트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유명한 브랜드 로고는 활자만 보고도 분간이 된다. 서체가 단 한 가지라면 세상은 구분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모든 활자가 이쁜 서체로 깔끔하게 적혀 있는 상품들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마트를 생각해보자. 전체적으로 미학적으로는 깔끔해 보일 수 있지만 서체가 주는 복합적인 시각적 단서가 없어 쇼핑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다. 폰트는 스토리를 말하며 스토리는 생각을 연상케 하며 깊숙하게는 사색의 과정으로 끌어들인다. 이제 읽는 힘은 우리의 삶과 감정, 생각, 감각 심지어 입맛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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