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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03. 2021

오징어 게임

삶은 대충 살면 잔인한 게임이다. 

요즘에 하도 이슈가 되어서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어떤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으로 그려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넷플릭스라는 회사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 한국의 드라마는 현실에는 없는 비현실적인 세상을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일본의 드라마들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과 같은 스타일의 만화, 애니메이션, 드라마는 여러 번 등장하였다. 일부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는 현실과 괴리가 있다. 현실이 저렇게 아름다우며 성공적이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데 불구하고 마치 그런 세상이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월트 디즈니(약간의 주식이 있어서...)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자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월트 디즈니가 지향하는 방향과 넷플릭스는 다르다. 가진 게 없을수록 부모와 조부모가 상당한 재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삶에 진실하게 대면해야 한다. 대충 살면 삶은 오징어 게임처럼 쉽게 나락에 빠진다. 대충 사는 사람들의 특징이 어디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삶은 비루해진다. 


생명은 소중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구의 저편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념과 종교에 의해 죽어간다. 과연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땅에서 이념에 의해 죽어간 사람의 수도 셀 수가 없다. 한국전쟁, 제주 4.3 사건, 광주사태, 부산 형제복지원 등 이유 없이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념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면 돈이 있다.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오징어 게임이다. 우리는 돈을 어떤 태도를 가지고 대하고 있을까. 돈이 어떤 필요가 있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냥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포털만 보더라도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기사는 상당히 줄어든다. 


건물주 자체가 왜 꿈이 되어야 하는가. 결국 편하게 먹고살면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돈을 받아서 살겠다는 이야기다. 건물 자체에는 아무런 온기가 없다. 온기가 없는 것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 꿈이라면 그 꿈이 바람직할까. 누군가가 작은 노력으로 많은 돈을 번다면 누군가는 더 많은 노력으로 적은 돈을 벌 수밖에 없다. 돈은 그것에 아무런 감정이 없다. 겉으로는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돈으로 인해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고 있다. 그걸 외면할 뿐이다.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삶을 쉽게 본 사람들이다. 되는대로 살던가, 대충 살던가, 돈 욕심이 많던가, 사람의 양심을 믿었던 사람들... 모두 쉽게 본 것이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북한에서 하층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내려왔지만 북한보다 대한민국은 더 치열하고 무자비했다. 그들에게 최고의 일은 방송에서 나와서 북한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북한이야 배급이라도 하고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있지만 대한민국은 없는 사람들에게는 공허한 기회만 있다. 


주식을 하더라도 선물과 옵션은 마치 오징어 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처럼 단순한 도박게임에 빠지는 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최근 동창에게 전화가 왔는데 선물과 옵션으로 결국 있는 돈마저 날린 것 같았다. 돈은 야누스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자신을 쉽게 보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지옥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 인생의 모든 것을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90%는 자신의 제어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즉 기본과 실력, 노력 없이 운에 기댄다면 잠깐의 단맛을 맛볼 수는 있지만 그 단맛은 심각한 당뇨병을 선사해줄 것이다.  


큰 욕심 없이 안전지대에 머물며 다른 사람과 가진 것을 비교하지 않고 운에 기대지 않으며 조금 더 건강한 미래를 꿈꾸며 오늘을 산다면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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