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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로림 상점

자연을 살리는 자연 민주주의의 비전

오래된 상점을 가본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때론 전통 5일장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만날 때가 있다. 사람은 살면서 정말 많은 것을 사용하고 소모하면서 상상했던 그 미래를 그려보려고 한다.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제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있다. 화석연료 때는 관심도 없었던 혹은 많은 수요가 없었던 비철금속이 더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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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어촌 6차 산업화 시범마을인 중왕 마을에 가보면 서산과 태안에 자리한 오래된 가로림만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산책로가 있고 넓은 주차장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저 멀리 펼쳐지는 갯벌의 이 세계의 식탁에 올라오는 먹거리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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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걸으며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자연 민주주의 비전을 생각해본다. 자연 민주주의라는 것은 모두가 같이 그리고 시대를 아울러서 후대들도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소유에는 무척 민감하지만 공유에는 무척이나 인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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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하나 파는 것은 없지만 이곳을 오래된 가로림 상점이라고 생각해본다. 지금 지구 상에 존재하는 어떤 사람들보다 오래된 곳이니 말이다. 이곳에는 무엇이든지 다 있다. 오래전에 사용했던 사람들의 배의 일부부터 때로는 어구도 보인다. 아무도 이곳에서 그걸 팔려고 하지는 않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마치 상점과도 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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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이 되어 있다. 하나만 가지고 생각하고 살 수는 없다. 내년에는 식량자원의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석탄 발로 시작된 원유 가격의 상승은 합성 비료의 가격의 상승을 만들고 식량 가격의 상승도 가져온다. 합성 비료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을 원천으로 하기 때문에 종국에는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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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옥하고 풍족하게 먹고살기 위해 사용하는 합성 비료는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오게 되고 살아 있는 토양 유기체들은 고갈되게 된다. 서산의 가로림만은 끊임없이 재사용이 가능하게 하는 유기물들이 있는 곳이다. 흙이나 진흙 혹은 부식토를 뜻하는 'humas'와 인간을 뜻하는 'human'은 어원을 같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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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데크길처럼 보이지만 진짜 다른 길이다. 똑같은 사진을 사용해서 이곳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워낙 이 데크길이 쭉쭉 뻗어 있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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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춥다. 이렇게 추운 날 왜 나왔을까란 생각도 해보지만 옷은 얇게 입고 나왔다고 불쌍하게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 정도가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뉴스에서 춥다고 했는데 굳이 겨울 멋쟁이 얼어 죽는다는 말처럼 나온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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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길을 걷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서산시에서 운영하는 청년 수산학교도 보인다. 수산학교에서는 오래된 가로림 상점의 가치와 어떤 보물들이 많이 이곳에 있는지 알려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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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중왕 마을과 같은 곳은 지역화 시스템을 지향한다. 지역화 시스템은 마을 공동체가 시스템들을 만들고 통제한다. 이 전환은 가로림만과 같은 곳을 보호하고 우리의 존재, 우리의 영양원, 우리의 정체성으로 식량을 복원한다는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겨울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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