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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8. 2021

색감이 있는 곳

보고, 걷고, 앉고, 느끼는 것

향은 바람에 날아오고

온기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꽃이 옆에 없어도

그대는 이미 꽃밭 속에 있다. 


역시 시를 쓰는 것은 필자에게 약간은 어색하다. 그래도 가끔씩은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느낌이어서 좋을 때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만 글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다채로울 때가 있다. 다시 이곳을 찾아왔다. 분명히 이곳을 왔다가 가면 차가 막힐 것은 알지만 게다가 손에 차도 한 잔 안 들려 있지만 말이다. 

글을 에세이나 약간의 소설 형식을 가지고 쓰려고 하나 객관적인 시각이나 정보를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아주 간혹 그런 형태로 기술하기도 한다. 이곳은 대전에서도 진짜 도심 속의 자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다.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이곳을 아는 사람도 많지가 않다. 그래도 가끔씩 찾아오는 연인도 보인다. 

산책로는 좁지만 아늑한 숲 그늘이 아늑한 곳으로 자연 그대로를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많다. 다른 관찰원 등은 없어서 다양한 동식물은 없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면 식물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흔들의자가 곳곳에 있어서 쉬어볼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중앙이나 주변에 생태연못이 흐르게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이곳까지 들어오는 길목에 졸졸졸 시냇물도 흘러내려가기 때문이다. 

곧게 뻗은 메타쉐콰이어는 이때쯤이면 갈색으로 물어 든다. 모두 줄을 세운 듯이 심어져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것처럼 보인다. 길을 걷다가 잠시 하늘을 바라보면 눈이 시원해지고 한다. 10월의 한국관광공사의 테마는 이달의 추천길로 짧고 풍경이 아름다운 길이다. 

지난번에는 저 뼈대만 남아 있는 조형물 같은 마차를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한 번 타보기로 했다. 설치된 지가 오래되었는지 처음 탈 때부터 조금씩 삐거덕거렸다. 조심스럽게 탔다가 조심스럽게 내렸다. 아마도 두 명이서는 타기가 힘들어 보인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의 황금색도 좋지만 갈색으로 채워진 메타쉐콰이어길도 좋고 늦게 핀 장미도 괜찮다. 오랜 시간 인류 역사에서 걷기는 선택이 아니었다. 어디론가 가고 싶다면 반드시 걸어야 했다. 아니면 호박을 마차로 바꾸어줄 요정 같은 친구가 있어야 했다. 오늘날 보행은 선택인데 선택 속에 우리는 많은 것을 못 보고 지나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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