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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2. 2021

시장자본주의

대책 없는 정책은 좌초된다.

글을 쓸 때는 최대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다. 모든 문제는 한쪽 측면에서만 보면 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한쪽면만을 보고 편파적으로 생각한다. 편파성은 문제를 만들고 그릇된 타당성을 부여해준다. 1을 생각할 때 두 번이 지나면 3이 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정치인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이해관계에 의해 편파성과 오해의 골을 더 깊게 만드는 사람이 훨씬 많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자영업자 등록제를 두고 말이 많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는 입장에서 준비 없이 창업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도 안다. 주장에는 일리는 있다. 시장 자본주의는 시작이 좋게 시작하더라도 돈의 논리로 인해 왜곡이 된다. 한국의 취업시장의 한계와 기업들의 비용절감 등의 여러 가지 이슈를 해결하지 않은 채 자영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왜 그걸 할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보고 준비가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소득주도 성장은 그 자체로는 매우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왜 최저임금이 시장에서 그 수준으로 결정되는지 살펴봐야 했다.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최저임금 인상은 원만하게 진행이 될 수가 없었다. 시장 자본주의는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을 야기하게 만든다. 적지 않은 공부를 한 것과 도덕적인 것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탐욕스러워지는 것을 요즘에 보고 있지 않은가. 


시장자본주의 기반 아래에서 좋은 정책이라도 악용될 수 있고 이해관계에 의해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한 대안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반드시 도덕적이고 공정해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빈익빈 부익부나 탈세, 탈법 등에 대해 관대한 한국사회 분위기에서는 법을 지켜야 되겠다는 준법의식은 희박하다. 사람들의 선의에 기대서 정책을 세우는 것은 좌초될 확률이 높다. 


아예 기초생활을 위한 자금을 지원받는 계층이 아니라면 사회에 취약한 중간계층은 아무런 안전판이 없다.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지만 과연 한국에서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것일까. 공무원이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 공무원에 도전했다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 케이스는 조금만 찾아봐도 차고 넘친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문제만 짚고 나오면 누가 대안을 제시해주는가. 


지금의 시장자본주의는 구조적인 개혁은 필요한 상태이다. 미국처럼 아주 돈이 많던가 아니면 찢어지게 가난해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계층이 아닐 경우 중간계층은 직업선택의 유연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미래가 밝지가 않다. 한국도 의료혜택을 제외하고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오히려 더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다. 한국은 나이에 따라 직업선택의 유연성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종교인도 아닌데 불구하고 특정한 나이에 해야 될 일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는다. 회사도 나이가 많아지면 직무를 수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가는 문을 열어둔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왜?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 현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상이 어떤 문제에 기인해서 만들어졌는지 생각한다면 쉽게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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