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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멸치

해산물이 달큼한 서호시장의 멸치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는 멸치는 정말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식재료다. 술집 등에서 등장하는 간단한 안주 멸치는 대부분 하등급의 멸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좋은 멸치는 맛있지만 가격대가 있다. 상등급의 멸치를 먹다가 하등급의 멸치를 먹으면 짠맛과 비린 느낌 외에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지역의 전통시장이나 멸치 특구(?)를 가면 멸치를 유심히 살펴본다. 멸치도 깔끔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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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전통시장은 통영 중앙시장에 비해서 주차하기가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찾아가는 곳이다. 통영 중앙시장이 조금 더 생생함이 살아 있지만 서호 전통시장도 그것에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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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을 내기에 좋은 디포리가 잘 말려지고 있었다. 디포리는 다시용 멸치 중에 으뜸이 되기도 한다. 죽방멸치는 육수로 사용하기에는 무언가 아깝고 멸치는 조금 깊은 맛이 부족할 때 대안은 디포리다. 밴댕이는 흔히 지방에서 '디포리'라고 불리며 육수용으로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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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찾아간 서호 전통시장이어서 그런지 조용하다. 전통시장에 가면 건어물을 하나 정도는 꼭 사는 편이다. 도시의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사는 건어물은 비싸지만 맛이 없다는 무언가의 기분 나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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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문어를 익혀서 갈까 하다가 돌문어가 보통 크기가 작은 편이 아니어서 이번에는 지나가 본다. 참새는 아니지만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는 셈이다. 타우린 성분이 많아 피로 해소, 시력 향상,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돌문어는 참문어, 왜문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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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도 제철이다. 암게보다는 수게가 많지만 알실은 암게들도 있다. 크기가 상당히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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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지들도 섭섭지 않게 이곳에 주인공으로 자리를 잡았다. 박하지 역시 게장으로 많이 담가 먹기도 하지만 해물탕에 넣도 맛이 좋은데 대도시에서 해물탕에 박하지가 들어간 해물탕은 별로 못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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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란 지명유래는 서호만 바다를 매립하고부터 새로 생긴 터라 하여 ‘새터’라고 부르며 아침 시장의 뜻으로 아침제자 라고도 부르는 서호 전통시장은 명물시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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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치는 갈치가 새끼일 때의 모습을 말린 것이다. 감칠맛이 남다른 풀치는 멸치와 다른 맛을 선사해준다. 갈치가 칼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면 어린 갈치인 풀치는 풀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풀치를 염장하여 굴비처럼 엮어 말린 것도 풀치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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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어떤 건어물을 선택해서 먹어볼까. 다양한 먹거리가 있지만 금방 동이 난다. 보통 건어물은 소건품이나 자건품을 주로 접하는데 소건품은 통째로 갈라서 먹을 수 있는 부분만 말린 것으로 우리가 주로 먹는 건어물이 해당한다. 자건품은 멸치와 같은 것으로 원료를 삶은 다음에 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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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굴의 시기가 다가왔는지 통영굴과 홍합, 해삼이 먹기 좋게 잘 손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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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냉동이나 이렇게 죽은 것을 급속 냉동한 것은 저렴하게 구입을 할 수가 있다. 주로 탕이나 찜으로 사용하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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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를 생각하면 새우젓이 연상이 된다. 새우젓은 크기에 따라 잡히는 시기나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멸치 역시 크기에 따라 혹은 어떻게 건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것이 쓸모가 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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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와서 해산물이 들어간 라면을 먹어보았다. 해산물라면은 바다를 보면서 먹어야 하는데 바다를 등지고 먹은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이제 와서 갑자기 바다를 보자고 건너편으로 옮겨가기에는 무척이나 번거로웠다. 서호시장에서 만난 구워 먹을 수 있고, 말릴 수 있는 멸치는 에잇, 멸치라고 말하기에는 귀중한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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