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익산 서동축제
사랑이란 것을 어떤 형태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신화에서도 등장하고 역사 속에서도 등장하고 지금도 여전히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사랑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랑이야기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이야기는 어떤 한계를 극복하고 이루어낸 사연들이다. 적대적 가문 속에서 사랑을 키워간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춘향과 이몽룡, 천안 삼거리에 전해지는 사랑이야기 등 쉬운 것보다는 어려운 환경의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백제역사에서 사랑꾼의 이야기로 대표되는 사람은 바로 서동이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는 부여에도 있지만 이곳 익산에도 있다. 익산에는 금마 서동공원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서동과 선화공주를 콘셉트로 만들어진 공원이다. 올해 2021 익산 서동축제가 열리는 공간을 찾아가 보았다.
봉건시대의 국가들의 왕족들의 이야기는 백성들에게 많은 의미로 소구가 된다. 신라에서 궁궐 화공들이 그린 공주의 인수타구람(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그림으로, 속세의 소식들을 전한다)은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기도 했다는 설정이다. 인류학 연구에 따르면 예술이 언어보다 먼저 등장했다고 한다. 인류는 표현력이 풍부한 종족이며 인생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만남과 사랑으로 스며드는 과정은 예술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창의성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는 과거지만 미래의 과거가 뒤섞인 열린 공간처럼 보인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 속에서는 항상 용이 등장한다. 우리는 왜 이야기를 만들고 전하는 것인가. 인간은 스토리텔링의 종족이기 때문이다. 우리 내면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면과 영혼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구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이 진실될 때 전달이 잘 된다.
선화공주가 왕족이었던 귀족 집안의 딸이었든 간에 그 사실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백제와 신라라는 대척점에 있는 가장 중요한 남자와 여자의 만남과 사랑, 결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야기는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주며 방향을 제시해준다.
익산과 부여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익산과 충청남도의 부여는 무언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비시대에 익산과 부여의 지역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지금과 전혀 달랐을 것이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서동과 선화공주가 결혼식을 올리는 시대로 올라가 본다. 좋은 글이나 이야기에는 어느 시대에 열어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간여행 가방이 들어 있다.
서동과 선화의 사랑이야기를 보고 뒤에 와보니 동양의 비너스처럼 보이는 조각상이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자로 월계선자라고 쓰여 있다. 월계수는 장미꽃의 일종으로 중국에서 600여 년 이전부터 재배를 해왔던 유래 깊은 꽃이라고 한다. 미소화관을 든 하늘의 선녀로 표현을 해두었다고 한다.
옆에는 금마저수지가 있는데 금마저수지 주변으로 생태공원을 조성해두었다. 비오는 날 금마저수지 생태공원을 돌아본다.
스며들면 사랑이라는 문구가 좋다. 남녀가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어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이 사랑이기도 하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많은 것이 연결되어 있다. 언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인간은 언어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활동은 노래 가사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서동 역시 사랑의 노래로 선화공주의 사랑을 얻어내었다.
2021 익산 서동축제
2021.11.6 ~ 11.28
금마 서동공원 : 백제의 숨결, 천년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