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의 넷 제로로 나아가는 미호동
다른 사람들보다 기후변화라던가 환경오염에 대한 이야기는 빨리 접한 편이었다. 레이철 카슨이 쓴 봄의 침묵은 1995년에 출판한 책으로 접해본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친구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지구의 자원과 인간이 발명한 수많은 화학약품과 발전소는 부메랑처럼 인간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 우리들 몸의 내부 세계에도 생태학이라는 것이 있다. 원인과 결과는 공간적, 시간적으로 상당히 분리되어 있다. 집약된 직접적인 결과에만 관심을 쏟은 나머지 우리는 중요한 나머지를 소홀히 하고 있다. 그중에 중요한 지표는 온도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간에 열을 발생시킨다. 도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발전소에서도 엄청난 열을 만들어내고 그 에너지를 보낼 때에도 열이 발생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에서도 열이 만들어진다. 심지어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열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걸 만드는 데에는 열이 생긴다. 주변에서 보이는 것들 중 자연에서 만들어진 것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에너지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대전 대덕구는 과거 쇠퇴한 산업도시를 미래 스마트 도시로 전환하고 있는 핀란드 칼 라사 타마의 사례나 에너지 전환을 위해 독립적인 지역사회 참여 플랫폼을 운영하는 포르투갈 알마다 지역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지역 생태산업, 지역 에너지센터, 스마트 시티, 주민참여와 에너지 전환 등은 모두 탄소 제로와 연관성이 있다. 미호동 역시 넷 제로를 지향하는 곳으로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 계획사업의 일환이다.
사람이 사용하는 수많은 화학물질이 있다. 자연 상태에서는 소량만 존재하던가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세포 속에서 물질을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일은 끝없이 생성하는 자연의 한 사이클 과정으로 끊임없이 돌아가는 시계와도 같다.
전기는 어떤 방식으로 든 간에 생산되면 그 부산물은 나오게 된다. 친환경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성립될 수가 없다. 원자력조차 비교적 안전하게 생산된다는 의미지 연료봉 자체에서 생겨나는 엄청난 열을 식히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음을 알 수가 있다.
미호동 넷 제로 공판장에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을 팔고 있다. 무언가를 가져오면 무언가를 가져갈 수 있다. 자연 속에 있는 수많은 물질들은 우리가 원유에서 뽑아낸 것에서 만들어낸 플라스틱들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레이첼카슨의 침묵의 봄도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출판이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은 석유, 가스, 석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다. 세계를 돌리고 있는 경제체제는 우리의 탐욕을 정당화하고 있다. 우리는 성장을 좇는 것에서 벗어나 삶의 질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그것도 탄소중립과 무관하지 않으며 온도를 급속하게 올리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이번에는 맨드라미라는 차를 골라보았다. 미호동에서 직접 생산한 것이라고 한다. 여성분에게는 좋은 효능이라면 다이어트 효과와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주며 위장 건강과 호흡기 질환을 예방해준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확된 것으로 만든 차이기에 부담이 없다.
지구가 침묵할 수 있는 온도는 앞으로 몇 도까지 일까. 2도가 아니라 1.5도를 지향하는 미호동 넷 제로 공판장에서 사 온 맨드라미 꽃차는 그림을 그릴 때도 마시면 아주 잘 어울린다. 완전한 넷 제로로 갈 수는 없겠지만 주변에서 보면 줄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침묵의 온도를 느끼지 못한다면 침묵의 시간이 언젠가는 찾아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