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겨울 낭만

서해안의 랜드마크로 나아갈 간월도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겨울을 보았고 지나왔다. 겨울이라는 계절이 없는 나라도 있고 대부분의 시간이 계절인 나라도 있다.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있는 나라로 겨울이라는 계절이 다른 시기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2월이면 완연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겨울인 것은 확실하다. 겨울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어느 곳을 생각할 수 있을까. 적어도 다섯 손가락 정도는 꼽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MG0A5090_resize.JPG

간월암으로 잘 알려진 서산의 간월도는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겨울에 맛이 좋게 느껴지는 어리굴젓은 생각보다 밥과의 궁합이 좋다. 이곳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리면 배가 물에 뜨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썰물 시각이 언제인지 찾아보았는데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다시 간월도로 간다.

MG0A5092_resize.JPG

간월도를 오랜 시간 그 모습을 유지해왔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완공될 예정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이제 계획대로 진행될 것을 기대해본다. 한국관광개발사업단은 5000억 원을 투입해 지상 19층 콘도(연면적 9만 7548㎡)와 지상 15층 호텔(연면적 7만 4204㎡) 등 총 826실 규모의 숙박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MG0A5093_resize.JPG

간월도의 등대의 뒤로 빛의 입자가 공기층에 부딪쳐서 다르게 보인다. 빛의 입자는 원자에 파동을 일으킨다. 입자이면서 파동의 존재는 우리도 같다. 그 얽힘으로 인해 우리도 알지 못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미미하게나마 느낄 때가 있다.

MG0A5094_resize.JPG

모든 존재가 생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생명을 가진 존재나 저 바다에 떠 있는 배도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같은 존재에서 비롯이 되었다. 배열이 다를 뿐인데 왜 사람이 살아서 이렇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까.

MG0A5096_resize.JPG

간월암이 속해 있는 간월도는 서산 아라메길 6구간에 속한다. ‘낙조가 아름답고, 달을 보다’라는 뜻을 지닌 간월(看月) 다운 풍광이다. 시는 경관 탐방로와 독살체험장을 조성하는 등 자연환경을 살려 간월도의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고 한다.

MG0A5097_resize.JPG

겨울 낭만은 저 멀리에 있는 등대 같은 것과 비슷해 보인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겉은 차갑고 안은 따스한 촛불이 켜져 있는 상상의 존재 같은 대상이다.

MG0A5098_resize.JPG

이곳에서 간월암을 보는 것은 오래간만이다. 가까이 가면 보이지 않고 멀리 서는 보이는 것들이 있다. 작은 섬에 아기자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찰의 건물들이 마치 하나의 배처럼 보인다.

MG0A5100_resize.JPG


MG0A5103_resize.JPG

생굴에다 소금·고춧가루를 버무려 담근 젓갈인 어리굴젓은 10월에서 3월 사이에 너무 크지 않고 통통한 굴을 골라 담가야 맛이 좋은데 구매하게 되면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아무리 절였어도 굴이니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MG0A5104_resize.JPG

생명은 빨리 사라지고 바뀌어가지만 모든 존재는 언젠가는 사라지고 바뀌어간다. 우리의 생명이 왜 유한한 것인지는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적어도 유전자 코드에는 그 비밀이 있다. 적어도 사는 동안은 이렇게 간월도도 보고 바뀌어갈 공간의 변화도 지켜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MG0A5105_resize.JPG

이날 겨울의 낭만은 서산 아라매길 6구간의 간월도에 있었다. 누군가 의도를 해서 색칠을 해놓은 것처럼 다채로운 색상의 노을 속에 묘한 변화가 시시각각으로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농촌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