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끓는 청춘이 촬영된 속동갯벌마을
청춘을 왜 피가 끓는다고 표현을 할까. 감정의 동요를 쉽게 제어하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몸의 에너지가 넘쳐서 나이가 드신 분들이라면 여러 번 생각하고 할 일을 바로 시행하기 때문일까.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비교적 제약이 없기에 여러 시도를 할 수 있기에 피 끊는 청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이가 들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피가 끓을래야 끓기가 쉽지가 않다.
도시에만 로맨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도 있고 어촌에도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어디든 간에 열정이 있을 수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도 있다. 물론 충청도의 사투리를 들으면 이게 로맨스인가 아니면 아리달송한면이 있다. 그래유~~라고 하면 진짜 그렇다는 것인지 한 번은 생각해보게 하고 괜찮아요~~라고 하면 정말 괜찮은지 모를 때가 있다.
이곳은 홍성군 서부면의 간월호를 조금 지나면 나오는 속동전망대의 데크길이다. 소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서 푸르름을 보면서 산책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 시작해서 속동갯벗마을로 가도 좋고 속동갯벌마을에서 이곳으로 올 수도 있다.
홍성의 속동갯벌마을은 영화 피 끓는 청춘이 촬영되었던 곳이다.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청춘의 연애사업을 담은 영화다. 영화 속에서 영숙(박보영)은 충청도를 접수한 여자 일진으로 등장하는데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을 바라보며 애만 태우면서 얽히고설킨 관계를 그리고 있다.
농고라는 고등학교는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본다. 지금 고등학교 학교명에 공고가 붙어 있는 학교가 남아 있기도 한데 상고나 농고는 대부분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 영화 속의 배경은 1982년이다. 반딧불과 보름달이 비춰주는 오솔길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이 영화가 개봉된 것이 2014년이었으니 벌써 8년 전의 영화다. 교복을 입고 다닐 때 당시에는 시골지역일수록 무언가의 끈끈함이 있었다. 같은 지역에서 자라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기에 무언가의 연대감이 달랐다.
소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전망대의 길을 하릴없이 걸어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바로 천수만이다. 천수만이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도 어딘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고급어종의 산란장이자 다양한 어류의 서식지였으며 국내에서 가장 큰 철새 도래지였던 곳으로 지역으로 보면 태안, 서산, 홍성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저 멀리에 있는 바닷물이 담긴 곳에 두 명이 유심히 물을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물고기라도 있어서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보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데크길로 내려가면 썰물이 되면 섬으로 바뀌는 곳으로 걸어가 볼 수 있다. 모섬은 서부면 상황리 부엉재산의 한 자락으로 2012년에 섬 서쪽 끝에 배 모양의 포토존을 설치해두었다. 해질녘 바다 건너 안면도 쪽으로 넘어가는 노을이 만들어내는 일몰이 장관이다.
갯벌이 잘 발달해 있어서 체험을 위해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모습과 직접 찾아가서 보는 것이 다를 수도 있지만 농촌 로맨스라기보다는 어촌 로맨스에 가까운 영화 속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