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들듯이 받아들이며 돌아본 가실성당
인도에서 출발한 개념이지만 다르마는 삶과 종교, 철학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이 될 수 있다. 다르마는 실제 본성을 이해하면서 꿰뚫어 본다는 의미다. 다르마는 진리를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고 흘려보내고 받아들이는 것이 삶이며 일상이기도 하다. 겨울의 초입의 가실성당은 여전히 칠곡의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베다에서는 신적 의지(神的意志)에 대해 인간 편에 서서 인간생활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최고의 진리다.
이곳에서 한티 가는 길은 45.6km(숲길 27km, 임도 6.8km, 마을길 11.8km)의 길을 종주하는 한국판 산티아고 성지 순례길이다. 성당은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유럽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기도 하다. 온전한 방식으로 생각하기를 지속하라는 말이 있다. 그러면 온전한 것을 향하는 마음의 경향성이 커진다고 한다.
천천히 칠곡의 가실성당의 주변을 거닐어 본다. 이 성당은 1895년에 조선 교구의 11번째 본당으로 초대 본당 신부는 파리 외방선교회의 하경조 신부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성당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들어가 본다. 옛날 성당 구조물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당 내부는 조용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든다.
말은 하고 있지 않지만 성당 건물은 무언가의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비록 힘들지라도 성실한 마음과 지혜를 기르면 '떳떳함의 축복'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미 다하는 것이 삶이다.
칠곡 가실성당은 낙산(洛山)이라는 지명이 붙어 있었던 성당이었다. 낙산이라는 지역에는 유적도 발굴되었는데 칠곡 낙산리 유적은 낙동강에 인접하여 조성된 삼국·조선시대 복합유적으로, 금무봉의 가지능선을 따라 조성되었다고 한다.
대구의 계산성당에 이어 경상도 지방에서는 두 번째로 완공된 성당인 가실성당은 성당 내부의 창문들은 독일의 유명한 스테인드글라스 장인인 에기노 바이너트(Egino Weinert, 1920. 3. 3.-2012. 9. 4.)가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성당의 주보성인 성당은 인민군 병원으로 사용되어서 전쟁의 화마를 피해 그대로 남아있다. 본당 설립 100주년을 넘어서 성당 정면 마당에는 1995년 본당 설립 100주년을 맞아 봉헌한 ‘순교자 성순교 가문의 신앙 유적비’(成舜敎家門 信仰遺蹟碑)가 세워져 있다
"지금 이순간 사랑하고, 열려 있고, 깨어 있기를.
이 순간, 많이 사랑하고, 열려 있고 깨어 있지 못한다면, 친절하기를.
만일 친절할 수 없다면, 판단하지 않기를.
만일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면, 해를 끼치지 않기를.
만일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없다면, 가능한 최소한의 해를 끼치기를."
- 레리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