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데 군생활은 어떻게 했을까.
어릴때는 정말 춥게 생활한 것이 익숙해진 것이 장점으로 그 추운 강원도 전방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생활했다. 춥긴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군생활은 훈련이 힘든 것이 아니라 아무일이 없을 때 사람관계가 가장 힘들다. 춥고 힘든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사람이 괴롭히는 것은 버티는 것이 쉽지가 않다. 낙하산으로 떨어지든 100km를 행군하든간에 그때는 사고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사고는 항상 긴장이 완화되었을 때 생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몇일을 두문불출하면서 살다가 밖으로 나왔더니 정말 추웠다. 원래는 청양의 도림사지라는 사찰을 가보려고 이곳으로 발길을 했다. 7년전쯤 여름에 왔다가 길을 찾이 못했고 4년전 겨울에 와서 가본 기억이 있었다. 이런 외진 곳에 왜 사찰을 만들었는지 궁금해하며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도림사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사찰로 남향한 계곡에 3단의 축대를 쌓아서 절터를 마련하고 사찰을 지었던 곳이다.
여전히 똑같은 모습의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실하게 입고 온 덕분에 춥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있었다. 도림사지를 보기 위해 가다는 의지는 확고했으나 건조해진 날씨로 인해 공원법 제28조에 의거 산불예방 빛 자연자원 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지한다는 문구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 정말 마음속에서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법에서 금지하기에 갈 수가 없었다. 필자가 잘 듣는 대상은 여자와 법이다. 춥고 힘들것 같아서 안간 것은 아니다.
대신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청양의 까치내 유원지를 찾았다. 작천계곡이 자리한 이곳은 계절에 상관없이 자주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청양에 자리한 계곡중에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도 적지 않은 철새들이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이렇게 추운데도 불구하고 물속에서 먹이를 찾아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대단한 철새들이다.
작천계곡이 캠핑을 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잠시의 여유를 가지려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노지캠핑을 하는데 가장 불편한 것중에 하나가 바로 편의시설이다.
작천, 지천이 온직리, 구치리, 개곡리, 장곡리, 작천리, 지천리 등 협곡과 아름다운 산수경을 이루는데 흐르는 물굽이가 기묘하고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지천구곡이라 부르고 있다. 충남과 충북의 아름다운 계곡처럼 누군가가 이곳에 와서 시라도 쓰고 이름이라도 붙여두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칠갑산에서 발원해서 흘러내려오는 지천이 작천계곡을 만드는데 어울하천과 금강천으로 이어주는 곳이 직천이다. 청양은 전체적으로 겨울이 어울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청양에 가보면 알겠지만 겨울에 춥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게 해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여름에는 조금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