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 속에 눈 내린 청양의 지천
얼음이 꽤나 단단하게 얼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발로 두드려보니 얼음 위로 걸어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이 흐르는 하천에 얼음이 얼어서 건너가 보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의 일이다. 어릴 때는 그렇게 많이 건너갔는데 나이가 들고나서는 쉽게 건너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눈이 내린 위로 건너가 보니 감회가 새롭다. 얼음이 얼어 있는 천변을 건너는 것이 뭐라고 색다른 재미가 있다. 청앙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지천은 물의 깊이가 깊지 않아서 최악의 경우에는 신발과 다리에 차가운 물을 느껴보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었다.
청양의 지천이라는 하천은 미호종개가 서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마다 토종 물고기가 다른데 미호종개도 금강 수계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미호천을 중심으로 갑천, 백곡천, 지천, 유구천 등에 분포하는 미호종개는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해 2011년 9월 5일에 천연기념물 제533호로 지정되었다.
탁 트인 청양의 공간을 흘러가는 지천은 충남의 알프스라는 칠갑산의 젖줄이기도 하며 운곡면으로 가면 충청 웃다리 농악이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에 자리한 백세공원은 청양군민들이 즐겨 운동하기도 하고 산책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축제가 바로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청양에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서 지천으로 오면 멀리까지 탁 트여 있다. 그러고 보니 도시에서의 경관과 자연은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것이지만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그걸 사유화하려고 한다. 용적률은 올리는 것은 그만큼의 개인적인 욕심을 늘리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참 탐욕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 때가 있다.
자연은 그렇게 그 자리에 있음으로써 가치가 있다. 물이 흘러가는 소리, 눈이 내린 날의 일상, 잘 얼어 있는 하천을 건너가 보는 것도 모두 그렇게 자연스럽게 접해볼 수 있다.
칠갑산의 골짜기 골짜기마다 눈이 내려 흰색으로 가득 차 있는 고장 청양,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청양의 겨울은 앞으로 찾아올 계절의 풍성함을 머금고 그 어느 곳보다 흰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고추만큼이나 시원스럽게 맵고 구기가 동동주의 감칠맛이 어울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