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은들 어떠하리 저렇게 먹은들 어떠하리.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푸드 민주주의가 중요한 때이다. 생태계 푸드 시스템은 로컬 푸드 시스템이기도 하다. 생명의 존속에 중요한 지구자원, 생물 다양성과 물 같은 자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식량 생산의 생태적 토대는 자연의 경제를 파괴하는 푸드 시스템은 사실상 지속이 될 수 없다.
강진에서 온 묵은지가 오래간만에 입맛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강진 묵은지를 만드는 데 사용된 배추, 마늘, 고춧가루, 소금은 모두 국내산이다. 마량면에서 만들어진 강진의 맛은 어떨까. 궁금하다.
봉지를 열었는데 냄새부터가 입맛을 자극한다. 강진의 사람들은 음식을 보내 다산 정약용의 건강과 장수를 빌었다고 한다. 강진품애 안긴 김치를 우선 잘 담아본다.
색감이 남다르다. 이런 김치는 단독으로도 살아남을 수가 있다. 홀로 있어도 다른 반찬이 없어도 될 정도의 감칠맛이 좋다. 빵과 같은 다른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에 오늘의 식탁이 차리고 싶어졌다. 새싹채소 믹스와 프랑스에서 물 건너온 치즈와 등심 슬라이스, 파인애플 과일소스를 준비해두었다. 모든 음식에는 조화와 궁합이 있다. 지인은 여기에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얹었는데 살짝 간이 있는 치즈의 맛을 중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소스를 뿌려서 준비를 해두었다. 한 끼의 식사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산업농 패러다임은 기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당장 우크라이니와 러시아로 인한 식량 가격의 상승은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 상품이 사람을 먹여 살리자 못한다. 사람을 먹여 살리는 건 맛있고 건강한 먹거리이다.
이날 강진의 김치와 어울리는 것은 바로 야채고로케였다. 야채고로케가 가질 수도 있는 텁텁함을 강진의 묵은지가 잘 중화시켜주었다.
이날의 저녁 한 끼를 이렇게 잘 해결했다. 전라 레인지에 데워먹는 음식은 이상하게 감칠맛이 잘 안 산다. 계절에 따라 다르게 채색되는 음식 이야기, 입맛 돋우는 싱싱한 제철 재료 이야기는 고집스러운 게 맛있는 것을 찾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한끼가
이렇게 먹은들 어떠하리 저렇게 먹은들 어떠하리
묵은지의 감칠맛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오늘도 이같이 맛있게 먹어 백년까지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