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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2. 2016

동물농장

동물같지 않게 사람답게 살기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이라는 책은 영미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이솝 우화의 형식을 빌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리얼한 이야기에 읽는 사람마다 무릎을 탁하고 칠만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렇게 독재의 폐해와 소련에 대해 잘 그리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하다. 모든 혁명은 썩은 뿌리에서 시작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혁명에서 성공한 이들은 이전의 썩은 뿌리보다 더 한 짓을 일삼았다. 고려시대의 무인정권이 그랬고 무인정권의 마지막을 장식한 최씨 정권 역시 무인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혁파하겠다고 했지만 그들보다 더한 독재를 일삼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근현대에 와서 달라졌을까. 한국 근현대 역사만 보더라도 달라진 것은 없다. 


동물농장은 말 그대로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더 인간다운 동물들의 이야기이다. 인간인 존스가 운영하는 메이너 농장에서는 모든 동물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착취(?) 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서 지식이 많은 늙은 돼지 메이저는 마르크스처럼 모든 동물이 혹할만한 이론적 생각을 동물에게 연설한다. 


"... 인간은 인간 말고는 그 어떤 동물의 이익에도 봉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동물들에게는 완벽한 단결과 투쟁을 통한 완벽한 동지애가 필요하오. 모든 인간은 우리의 적이며 모든 동물은 우리의 동지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이다. 어느 시대이든 기득권은 항상 있어 왔다. 비기득권이 기득권이 된다는 것은 서민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좀 더 잘 쥐어짤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돼지들은 인간들을 쫓아내기 위한 혁명에 성공하기 위해 내건 일곱 계명


1. 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 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시간이 지나고 몇 년이 훌쩍 지났을 때 일곱 계명은 모두 잊히고 하나의 계명만 남는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다른 동물들의 삶은, 그들이 알기로는 언제나 그 모양 그 꼴이었다. 그들은 늘 배가 고팠고 잠은 지푸라기 위에서 자고 물은 웅덩이 물을 마시고 눈만 뜨면 밭에 나가 일을 해야 했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 


동물농장은 우화이다. 그러나 왜 이렇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구소련의 역사를 재현했는데 왜 한국의 역사가 오버랩되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혁명이 성공한 이후에 어떻게 변질되고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어떻게 국민을 속이고 지도자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무리들에 의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핍박을 받게 되는지 가슴 아릴 만큼 잘 그려낸 책이다. 


책 뒷부분에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는 글 쓰는 동기 네 가지를 기술해놓았다.


1. 순전한 이기심 

2. 미학적 열정

3. 역사적 충동 

4. 정치적 목적  


내가 생각해도 글을 쓰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똑똑해 보이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죽은 후에도 기억되고 어린 시절 자기를 무시했던 어른들에 보복하고 싶은 욕망. 이게 작가의 동기, 그것도 강한 동기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동물농장은 우회적으로 구소련의 역사와 독재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너무나 명쾌하고 시원하게 써 내려갔다.  


동물농장에서 개와 돼지는 99%의 국민들이 아닌 1%의 기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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