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10. 2022

더 헌트

동물농장의 돼지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의 동물농장을 읽어본 것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 그 소설을 연상하게 만드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더 헌트라는 영화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환상이라던가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 가볍게 보려다가 담긴 사회적인 메시지가 너무나 묵직했다. 영화는 가볍게 풀어갔지만 가벼운 이슈라고 볼 수는 없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의문의 지역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사냥당하고 있는 크리스털이 자신들을 사냥하는 주체를 밝히고, 그들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의 영화다. 


세상을 규정짓는 질서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이 돈으로 규정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어차피 태어나는 것을 선택해서 할 수가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는 존재한다. 아무리 재능이 있고 능력이 있어도 출발부터가 머나먼 뒤에서 시작하면 앞서 달리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영화 속에서 이들을 헌팅하는 사람들은 나름 돈도 많고 엘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진실을 가두어둔 채 그들의 법칙으로 누구든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에서 보면 인간의 탐욕에 대항해 돼지들이 권력을 잡지만 결국 그들도 인간과 똑같아진다. 아니 더 탐욕스러워진다. 정치인들을 보면 딱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의 돼지들과 닮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겉으로는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을 숨기려고 모든 방법을 사용한다. 더 헌트 속의 여주인공은 참 묘한 인물이다. 과감하면서도 철학적이며 능력도 남다르다. 

세상에 모든 기준이 틀리고 맞는 것은 정확하게는 없다.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된다고 생각할수록 맞고 틀리는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어른이 될수록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거짓을 말하며 진실의 탈을 쓰고 있다. 작금의 정치현실과 국민을 제발 언급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무렇지 않게 거짓을 이야기하는 그 모습이 이들과 닮아 있다. 

그래도 뭐. 그녀가 깔끔하게 정리해서 조금은 속이 시원하다. 현실에서 그녀 같은 모습은 없겠지만 영화만으로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아주 조금씩 좋아지다가 한 번에 뒤로 가서 도로아미타불이 되니 말이다. 이 영화는 B급으로 알았는데 사회적인 메시지와 풍자를 보고 판단한다면 A급 영화다. 오래간만에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 박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