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1회 TS 튜닝카 페스티벌
튜닝된 자동차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영화는 분노의 질주다. 세계의 자동차 회사에서 생산된 스포츠 차량들이 대부분 튜닝된 상태로 굉음을 내면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장면들이 연상된다. 자동차는 자신에게 내재되어 보여줄 수 없었던 것들을 보여주는 비싼 소유물이기도 하다. 자신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남자들이 자신의 차량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여행을 가지고 않고 인천공항을 온 것은 처음이었다. 인천공항의 주차장이 자리한 곳과 멀지 않은 곳에 인천 BMW 드라이빙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주거공간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곳에서는 다양한 시승회가 열리기도 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공식적으로 자동차를 가지고 여러 미친 짓을 해볼 수가 있다. 잔뜩 튜닝한 차량에서 나오는 큰 엔진음과 배기음을 마음껏 낼 수 있고 아스팔트 위에서 타이어를 얼마든지 드리프트 하면서 미세먼지를 얼마든지 뿜어내도 누가 말하는 사람도 없다. 사실 우리가 마시는 미세먼지 중에 상당 부분은 도로에 갈리는 타이어 분진이기도 하다.
이곳에 오니 전국 아니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튜닝카가 모두 왔다고 할 정도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즐기기 위해 찾아왔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곳까지 차량이 너무 많아서 할 수 없이 먼 곳에 세우고 이곳까지 걸어갔다.
5월 14, 15일 인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제1회 TS튜닝카 페스티벌을 개최했는데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건전한 튜닝 문화 조성과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인기가 많은 쇼룸으로 들어와 본다. 이곳에도 많지는 않지만 튜닝용품과 차량들이 자리하고 있다. BMW의 대부분의 신형 모델이 이곳에 있었다. 자동차는 이제 자신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똑같이 나오는 차량을 다르게 만들려는 튜닝샵 시장도 계속 커져가고 있었지만 자동차 구조변경의 문제는 안전과 직결이 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에 제약이 따랐다.
오토바이는 두고 보면 참 좋은데 여러 모델을 타보니 개인적으로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본다.
한 번 빌려서 며칠을 타보고 겁내 피곤한 차라고 생각한 BMW 미니의 다양한 모델도 이곳에 있었다. 영화 이탈리안 잡에서 보면 작은데도 불구하고 파워풀하면서 멋지게 포장이 되었다. 장거리를 달려보면 이 차의 진가를 알 수 있다. 허리가 부러지는 느낌이다. 필자가 원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이 차량에 운전을 맡겨 500km를 한 번도 쉬지 못하고 달리게 할 듯하다. 아참!!!..내가 옆에 타고 가야하잖아. 포기해야겠다. 필자는 그정도로 가학적이지는 않다.
여성분들이 이 차량을 좋아하는 이유는 알 수가 있다. 가까운 거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아기자기한 인테리의 매력은 분명히 있다.
튜닝카 페스티벌에서 레이싱 대회는 튜닝카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복잡하게 엉킨 코스를 주행하는 '온로드'와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주행하는 '오프로드' 경기로 나눠 진행되었다. 이 페스티벌은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되었는데 직접 현장에 와보니 확실히 시장규모가 있다는 것은 알 수가 있다.
이곳에서는 술도 주문할 수 있는데 대부분 리큐르로 채워진 이곳의 술 중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다. 뭐 차를 끌고 오지만 않았다면 술을 마시면서 굉음을 내는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확실히 이제는 자동차가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집도 플랫폼이 될 수가 있지만 자동차가 더 동적이고 많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필자는 자동차의 가장 큰 변화는 전기자동차의 확대보다 차량 내부에 보이지 않는 플랫폼의 확대라고 본다. 지금까지의 튜닝이 외관이나 내부 오디오, 공간을 꾸미는 것에 집중이 되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더 커지리라고 보인다.
복잡하게 엉킨 코스를 드리프트 등 주행 기술을 사용해 빠르게 통과하여 승부를 가리는 경기(짐카나)와 오프로드 전용 튜닝 차량이 급경사, 물웅덩이, 요철구간 등 다양한 장애물 코스를 빠른 시간에 주파하는 경기(오프로드)를 하고 있는 현장이다.
레이싱 대회, 튜닝카 탑승체험, 어린이 카트 교실, 캠핑카·튜닝카 전시, 카퍼레이드, 플리마켓 등을 TS튜닝샵 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중에 트럭 캠퍼, 루프탑 형 캠핑카, 카라반 등을 보기 위해 다른 공간으로 가보았다. 전시행사에서는 엔진·제동장치 성능 향상 '튠업', 랩핑·특수 도장 '드레스업', 캠핑·푸드카 '빌드업' 등 다양한 형태의 튜닝카·부품도 만나볼 수 있었다.
자동차는 집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차박이 언택트인 캠핑 전성시대에 이른 요즘 최근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면서 이 같은 레저활동에 대한 수요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기존 차량 구조를 바꾸는 캠핑카의 수요가 있다.
레이싱걸들이 있는 곳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항상 많다. 자동차, 오토바이와 레이싱걸이 어떤 연결성이 있는지는 아직도 찾아보고는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
오토바이의 명가라는 두카티나 할리 데이비슨도 있었다. 두카티가 이쁘기는 하다. 몇 번은 타보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계속 탈 것 같지는 않다.
제조사에서 나오는 자동차는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문제가 최소한으로 발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내놓는다. 튜닝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동차 성능 향상, 구조변경, 차별화된 외형 등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다른 사람과 다른 가치를 가지고 싶다는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이기도 하다.
축제장의 한 켠에서는 공연도 하고 있어서 슬쩍 지나가 보았는데 남성팬으로 보이는 사람들 몇 명이 이들의 춤을 따라 하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름 인기가 있는 모양인지 사람들이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의 도로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항상 버스에서 자다가 도착하면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그 도로를 모두 보면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탁 트인 풍경이 나름 괜찮았다. Becky G가 최근에 발표한 노래를 들어본다. 요즘에 발표한 곡들은 감성이 조금 다르다.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은 2017년 2조 2천억 원에서 2020년 5조 9천억 원으로 커졌다. 2025년에는 7조 원, 2030년에는 10조 5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