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맞춤

안성시의 골목을 거닐고 예술을 만나다.

마음에 편안한 느낌의 공간은 자신의 집만 한 곳도 드물다. 으리으리한 저택이라고 할지라도 방 한 칸 있는 자신의 집이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옷이나 음식, 집 등 같은 것들 안성맞춤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마치 맞춘 듯이 자신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서의 가치는 편안함일 것이다. 가시방석이 아닌 안성맞춤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안성이라는 도시를 찾았다.

경기도에 있는 도시이지만 도시의 색을 보면 충청남도의 도시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관점으로 보면 충청북도의 도시처럼 보이는 도시가 안성시다. 도농형 복합도시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안성은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드는 도시다.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안성시는 복잡한 경기도보다는 충청남도와 맞닿아 있다.

원도심 중앙로, 장기로, 안성맞춤대로, 학자로, 혜산로 구간의 보행로를 안전하고 걷기 좋은 환경으로 개선하기 위해 도시 비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안성맞춤의 골목여행으로 안심길과 추억의 거리, 미담로가 있는데 미담로의 화양연화는 안성장의 가장 화려했던 순간을 벽화로 담았다고 한다.

안성의 골목길은 싸전 거리, 안성상징거리, 안성명물거리, 우전거리, 안성기차길, 안성맞춤거리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거리의 구분을 하지 않고도 걷다보면 안성시의 색을 느껴볼 수 있다. 안성 싸전거리는 안성에 조선시대부터 오곡과 잡곡이 품질 좋기로 유명해서 정미소와 상점이 아직도 거리에 남아 있다.

안성시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일명 포켓파크라고 불리는 공원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안성에 거주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거리일 수 있지만 외부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다른 느낌을 받게 할 수 있다.

안성시의 중심을 흐르는 하천은 안성천이다. 도시의 규모는 중심을 흐르는 천의 폭과 깊이를 보면 알 수가 있다. 물을 끌어올 수는 있지만 하천의 규모는 도시의 규모를 결정하는 게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안성천은 안성맞춤의 도시 안성시에 걸맞은 규모이기도 하다.

걷기에도 좋고 고즈넉한 풍광을 만드는 안성천은 이곳을 흐르다가 극적루에서 안성천에서 조령천으로 갈라진다. 조령천은 동남쪽으로 가면 나오는 안성의 대표 저수지인 금광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오며 안성천은 아산시의 삽교호로 흘러들어 가게 된다.

천변에는 조금은 특이한 미술관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안성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우리 동네 작은 미술관이다. 연중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보리가 모두 익어서 수확을 한 요즘에 만나볼 수 있는 보리와 관련된 전시전이다. 익으면 황금색 물결처럼 보이고 익기 전에는 초록 융단처럼 보이는 풍경이 보리밭의 매력이다. 연둣빛처럼 보이기도 하고 싹의 우고 자라서 색깔이 달라지는 보리의 모습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보리밥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봄이 지나가고 찌는듯한 여름이 오기 전에 장마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가면서 살아가는 인생에서 봄은 언제나 다시 찾아오는 친구이기도 하다. 봄의 보리처럼 말이다.

세상에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다. 다만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행복이나 사랑에 빠질 준비는 되어 있다. 안성의 안성맞춤 골목탐방을 하고 작지만 전시전도 보고 나니 안성천의 풍경이 좋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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