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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2. 2022

탑건 매버릭

당신의 인생에서 진정한 윙맨은 있나요. 

인생에서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가장 큰 것은 시간이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지만 지나간 시간에 여운과 다양한 색깔의 색채를 만들 수는 있다. 시간의 속도는 모두에게 똑같은 것 같지만 똑같게 흐르지는 않는다. 6월 21일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초속 7.5km에 도달하면서 발사에 성공했지만 1차 때에는 초속 7.5km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인공위성을 목표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었다. 


인생에서 자신이 원하는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때론 속도가 필요하고 그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다시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시간과 속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음식의 감칠맛과 느끼함의 경계선을 오가는 것처럼 오묘한 것이다. 속도가 필요해서 속도를 위해서 살아왔던 남자의 이야기가 최근에 개봉했다. 20세기에 개봉했던 탑건의 주인공 매버릭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1986년에 개봉했던 탑건은 음악과 볼거리, 스토리까지 다 갖춘 작품이었다. 그때보다 더 큰 여운과 감동, 성장까지 다룬 영화가 6월에 개봉한 탑건 매버릭이다. 

전설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자신의 개성이 넘치는 매버릭은 동기들이 모두 제독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전을 하는 대령에 직위가 머물러 있다. 사회는 항상 앞으로 혹은 위로 올라가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떤 방향에든 정답은 없다. 적어도 자신이 행복한 방향으로 가면 된다. 자신이 행복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놓치는 것들도 있다. 전투기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매버릭의 숫자는 10이었다. 최근 러시아나 북한에서 성공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5 이상이다. 영화 속에서 매버릭이 시험하는 전투기의 한계속도가 10G였으며 불가능해 보이는 작년에서 몸이 견뎌야 하는 지구의 한계 중력이 10G였다. 

오랜 친구 같으며 그에게는 고향 같은 여자가 페니다. 자신을 단단하게 부여잡으면서도 자식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통제불능과 같은 사람 매버릭에게는 그녀가 있었기에 그의 삶에 무게중심이 있지 않았을까. 1970년생인 제니퍼 코넬리는 참 우아하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보게 한다.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도 무게가 잡힌 여성이다.  

볼거리가 많은 영화였지만 무엇보다도 앞선 세대와 다음 세대의 소통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도 그런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젊은 모습이 보기도 좋지만 그렇기에 실수를 많이 한다는 것을 깨달을만한 나이에 이르러서야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영화 속에서 편대를 이루면서 비행하는 조종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윙맨이듯이 사람에게도 가장 필요한 사람이 윙맨이다. 윙맨은 과거의 자신일 수도 있다. 


미국 해군 전투기 조종사 중 1%만이 통과한다는 탑건의 자격을 갖춘 조종사들이 모였으니 얼마나 자신감이 대단하겠는가. 그중에서도 탑을 골라내야 한다. 중력이 7G가 넘어가게 되면 뇌에서 피가 빠지고 몸이 1 ton에 가깝게 느껴지면서 눈이 감기게 된다. 그런 현상을 G-LOC이라고 한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느끼는 G-LOC을 우리는 인생에서 겪게 되는 것을 버닝 아웃이라고도 한다. 

‘탑건: 매버릭’은 현역으로 남고 싶어 하며 아직 대령에 머물러 있는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톰 크루즈)이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교관으로 발탁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적국에 핵능력을 제공하는 국가의 중요시설을 폭파하는 임무다. 그 임무는 능력이 화려한 5세대 전투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구닥다리로 여겨지는 과거의 영광 F18로 수행해야 한다. 분위기가 전환되는 지점은 팀원들이 매버릭의 전설적인 조종 실력을 직접 경험하면서부터로 매버릭을 신뢰하게 된 팀원들은 차근차근 팀워크를 만들어간다. 

어떤 분야든 가장 유능한 사람이 가장 유능한 스승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단계를 밟아가면서 노력하고 그 과정을 온전하게 느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잘 가르칠 수 있다.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다. 인생의 시간이 조금은 부족하게 조금은 안타까울 때도 있다. 모든 것에 후회가 없었을 매버릭이 비로소 자신을 믿고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가장 친한 친구의 아들과 소통하듯이 우리도 소통이 필요하다. 힘들다고 느껴지면 잠시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멈추어 서서 자신의 시간을 돌아본다면 여전히 자신을 받쳐주고 있는 윙맨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가 과거가 되어버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당신이 아직도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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