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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22

디바

다이빙은 자신을 믿음으로 이끌어낸다. 

요즘 늘어난 몸무게를 체감하게 하는 운동이 있다. 바로 다이빙이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을 몸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자유로운 낙하나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2년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현재 상태의 코어나 다리의 근육이 지금의 몸무게를 자유롭게 띄우는 것이 버겁다. 다이빙은 몸을 가볍게 만들어서 동작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체조만큼이나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TV를 틀었는데 신민아의 영화 디바가 나오고 있었다. 


디바는 다이빙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다. 다이빙을 배우면 낮은 판부터 1m,, 3m, 5m, 7.5m, 10m까지 올라가고 중간중간에 1m 스프링보드와 3m 스프링보드가 있다. 다이빙을 해서 그런지 배우들이 어떤 자세로 입수하게 되는지 그냥 눈여겨보게 된다. 다이빙장에 가보면 무언가 색감이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색감이나 콘트라스트가 진하게 보인다. 한 번 가면 세보지는 않았지만 50여 번은 떨어지는 것 같다. 

영화 디바는 내면의 욕망과 마주하는 다이빙계 디바를 다룬다. 다이빙은 짝을 이루어서 뛰어내리기도 하는데 다이빙은 플랫폼이든 스프링보드든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그걸 잃어버리면 그 순간 자세는 흐트러지고 심지어는 다칠 수도 있다. 우선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하는데 아무리 수영을 많이 했어도 플랫폼에 서는 순간 잠시 주춤거린다. 사람이란 존재는 떨어지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심을 극복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겨루는 스포츠가 다이빙이다. 전 세계적인 다이빙 스타이자 모든 경기에서 이변 없이 정상을 차지하는 이영과 그 누구보다 노력하지만 항상 ‘이영’보다 뒤처지는 그의 친구 수진이 경쟁하듯이 서로를 밀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최고를 향한 욕망과, 그 욕망을 분출했을 때의 광기를 그리며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다이빙을 좀 하다 보면 이제 동작을 위해 트램펄린에서 연습을 하게 된다. 사람은 항상 테스트를 받아가면서 산다. 이해는 하지만 왜 친구들과 만나서도 딱히 인정되지 않을 것을 자랑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영화 속에서도 결국 어떤 분야든 순위가 매겨지고, 같은 분야에서 너도 잘되고, 나도 잘 되었으면 바라지만 결국 한 사람만이 최고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서로가 가진 욕망이 뒤엉킨 것을 그리고 있다. 

영화 속 배경이 대부분 다이빙장이어서 그런지 친숙해 보였다. 강습이 있을 때마다 수없이 올라가는 계단을 보면서 매번 테스트를 받는 느낌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켜줘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이빙대에 서면 항상 스스로를 확인한다. 그 자세로 잘 입수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바라보고 플랫폼 끝에 선다. 그리고 뛰어내리면 그 이후에는 그냥 맡길 뿐이다. 자신의 삶이 원하는 대로 가게 만들려면 그전에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삶에서 두어 번의 우연은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실력이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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