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Sep 09. 2016

AI와 인간

생존과 진화의 갈림길

인류가 생겨난 이래로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더디지만 확실하게 진화해왔고 그 결과 문명이 발달했다. 신석기, 구석기,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쳐 본격적인 산업혁명의 시대와 정보화 혁명을 지나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직면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표적으로 거론되면서 가장 진화한 기술로 만들어진 것이 일명 AI라고 불리는 인공지능이다. 한동안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바둑과의 대결에서도 알파고는 이세돌을 이기면서 다시 한번 그 가능성을 입증해 냈다.


이제 전 세계 IT기업들은 모두 딥러닝(미국 토론토 대학 제프리 힌톤 교수의 논문을 통해 사용된 개념으로 인공신경망이라고 보면 된다.)을 활용하여 자사의 서비스를 구축하고 비단 인간과의 대결뿐만 아니라 인간처럼 생각하는 자가 인식 패턴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구글의 경우 심층 신경 네트워크를 통해 개나 고양이를 인식하고 걸러내고 로봇을 만드는 기업은 2족 보행이나 택배 처리까지 가능한 로봇을 개발해내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그 로봇이 현업에 투입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지옥의 알바라는 택배조차 로봇이 대신하는 그날이 멀지 않은 셈이다.


영화계에서도 인공지능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소재가 되어가고 있다. 냉전시대가 끝나고 잠시 제3세계의 테러국가를 상대로 한 영화들이 등장하긴 했으나 너무나 강한 미국이 있기에 그것조차 비현실처럼 느껴지면서 또 다른 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가상의 적은 누가 될 수 있을까. 바로 인공지능이다. 이미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인류의 가장 강한 적으로 등장한 바 있고 이후 등장한 수많은 영화에서 인공지능은 누구보다도 강력한 적이었다.  


인간이 상상해낸 가상의 적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인공지능 하면 편리함보다 두려움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생산의 자동화까지는 봐줄 수 있었으나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분야까지 기계가 대신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기술이 합쳐지면 가까운 시일 내에 대중교통에서 사용이 될 가능성이 크고 택시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개인택시에 붙은 Fee는 10년 내에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수많은 오차가 생기고 여러 가지 잡음이 나오겠지만 점차 인간들은 그 시스템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오래전에 소설에서 인공지능이나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그려진 적이 있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T800으로 대표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핵융합 기반의 무한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가지고 뼈대를 이루는 금속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한 합금에 속한다. 게다가 이들은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무한반복이 가능한 딥러닝 수준의 알고리즘을 자랑한다. Central AI에 지배를 받지만 모든 임무는 독자적으로 수행한다. 이토록 강한 존재가 전쟁에서 사용된다니 그런 세상은 인간에게는 악몽이다.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토니 스타크의 오만에서 탄생한 괴물에 가깝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터미네이터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비하면 인간 쪽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 독재자 같은 느낌이다.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다가 어디 알고리즘 하나가 잘못 설계되어서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는 느낌의 괴물이다. 보통 인공지능은 자기 파괴라는 개념이 거의 없는 반면에 욽론은 자기 파괴를 일삼는다. AI를 다른 몸에 옮기면 될 것을 자신 외의 다른 존재는 그냥 소모적으로 버려버리고 모든 시스템을 자신만이 쥐고 있으려고 한다. 인공지능의 탈을 쓴 독재자의 느낌이다.

이제 인간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로봇을 이야기할 차례이다. 엑스 마키나에서 그녀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팜므파탈 같은 AI를 가지고 있다. 인간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인간의 감정을 잘 이용한다. 에이바 같은 기계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비약적으로 발전해온 역사를 보면 생각보다 빨리 등장할 수도 있다. AI가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만약 감정을 가졌다면 그 기쁨과 환희, 슬픔, 노여움 같은 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긴 하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너무나 약하다. 인간세상에 문제가 되는 상당수의 범죄들은 빈틈을 너무 많이 가진 인간이기에 발생하기도 한다. 로봇에게 그런 알고리즘(바이러스가 될지도 모르겠지만)을 넣는다면 아마 그것이 더 위험한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아이로봇에서 보여준 세상은 그나마 로봇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실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가 이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한 가장 발달한 인공지능이 실생활에 퍼져 있는 로봇을 움직여 인간을 공격한다는 스토리이다. 지구 역사상 어떤 생물 한 종이 이렇게 지구 전체의 종에 영향을 미친 적은 지금뿐이 없을 듯하다. 간단한 의식주부터 시작하여 번식이나 어떤 종이 생존해야 하는지까지 결정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 배우고 너무나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지구 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의미한 생물이 인간이라고 인식할지도 모른다.

스티븐 스필버그 작품 AI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아이가 어떻게 세상과 조우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기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이지만 공존의 문제점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자체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자신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 모든 것이 궁금하다. 마치 인간이 기원을 찾아가듯이 AI도 자신의 존재 이유와 기원을 찾아 나선다. 프로메테우스 같은 세계관 일지 모른다. 프로메테우스는 미리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제우스에게 불을 훔쳐다가 에피메테우스(때늦은 지혜)에게 주자 제우스는 그에 대한 벌로 판도라라는 여자를 만들어 내려보낸다. 프로메테우스의 경고 에도 불구하고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와 결혼하고 판도라는 자신이 가져온 상자를 연다. 그 이전까지 일을 하고 않고 살았던 에피메테우스는 일을 하게 되었고 병이 창궐하고 악이 생겨났다. 그 밑바닥에는 희망이 있다는 요즘 말로 말하면 희망고문 같은 의미다.


영화에서 그려진 인공지능은 실제 구현이 되지 않은 미지의 존재다. 아무리 알파고가 딥러닝을 통해 게임에서 이겼다고 하나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존재다.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판도라의 상자 같은 존재가 될 것인가.

미래 세계와 인공지능을 말할 때 있어서 빼놓을 없는 세계관이 바로 매트릭스의 세계관이다. 뼈와 살로 되어 있어서 매우 아날로그 틱 하게 보이지만 실상 인간이 움직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신호다. 신경계를 움직이는 신호는 모두 전기신호로 움직이게 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움직임, 오감은 모두 전기신호로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매트릭스의 세계관에서 사는 인간들은 모두 가상세계에서 산다. 이전까지 인류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을 활용하여 인공지능은 인간을 통제하고 제어하여 안전한 세상을 만든다. 게다가 그 속에서 인공지능은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


주인공 네오가 그런 세상에서 인간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사실 네오는 아주 여러 번(혹은 무한) 등장한다. 인공지능은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를 두어 실험하고 그 결과를 습득한다. 인간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반면에 인공지능은 짧은 시간 동안에 여러 프로세스를 움직여서 수십 번, 수만, 수십만, 수백만의 테스트를 거친다. 인간이 기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가를 네오를 통해 계속 시험해본 셈이다. 네오는 과연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이끌어 낸 것인가?

인공지능과 로봇 관련 기술은 아마 군사 쪽에서 가장 먼저 사용될 것이다.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기술이라고 하는 것이 상당수가 군사기술로 개발되었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최대한의 인간 살상이 목적인 로봇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아군에게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군사강대국을 상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예전에는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그런 기술격차였다면 지금은 그런 기술격차 수준이 아니라 차원이 다르다. 전면전에서 일반 소총은 거의 피해를 입히지 못하는 그런 장갑을 입은 사람 혹은 로봇이 1cm 정도의 강철을 뚫어버릴 수 있는 장갑탄을 분당 10,000발씩 쏘아대면 그 공간은 아수라 그 자체일 것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MS, 애플 같은 곳이 개발한 기술들은 전부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콘셉트 공개가 되어 있다. 그러나 비밀리에 개발하는 군사기술은 거의 밝혀진 것이 없다. 미국은 국방비를 엄청나게 쓰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의 인재가 모이는 나라이기도하다. 가장 핵심부서에 수학 및 물리학, 인공지능 공학 등의 인재가 몰려 있다. 그들은 어떤 목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해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 전 미국 IT기업의 CEO들이 모여 인공지능의 문제점을 미리 예방하고자 논의를 했지만 아마 그들보다 더 깊숙하고 비밀스러운 곳에서 어떠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에일리언 시리즈나 프로메테우스 등에서 등장하는 AI는 천사일지도 모른다. 기업의 이득을 위해 일하는 존재들이지만 인간보다 월등하게 강하지 않다. 차라리 지적으로 뛰어난 존재들에 가깝다. 제어나 예측이 가능한 존재는 두렵지 않지만 그 끝을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인간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적대감으로 드러나고 적의는 상대방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인공지능이 판도라의 상자라면 이미 열리기 시작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한 것은 지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인간처럼 옷(애완동물에게 옷을 입히기도 하지만 동물들은 대체 왜 그런 것을 입히는지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다.)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태어나서 인간처럼 오랫동안 양육될 필요성도 없다. 어떤 초식동물들은 태어나서 10여 분 만에 일어나 걷고 달리기까지 한다. 옛날에는 20년이면 사회에 내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25년, 30년 아니 40년도 넘어 사회에 내보내지 못하는 신종 인류(?)까지 생겨나고 있다.


다른 동물보다 우월했던 지능은 이제 로봇으로 인해 뒤쳐지기 시작했다. 좋은 소식은 그들이 아직 불완전하며 인간만큼 복합적인(게임 같은 것을 제외한.. 깊이 있는 소설이나 지금까지 없었던 창조적인 것을 만드는 행동) 수준에 못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나쁜 소식은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불완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감정을 가져도 완벽한 수준의 감정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실수를 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근접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존재를 근미래에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케 한다.


너무나 합리적인 생각과 감정은 무섭고 상대하기가 매우 어려운 대상이다. 10년 후에 인류는 과연 어떤 미래를 맞게 될지 궁금하지만 지금의 추세로 볼 때 긍정적일 확률이 커 보인다. 50년 후라면 모르겠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아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