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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22

스파이더 헤드

사람이라는 존재의 감정은 어떻게 파괴되는가.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신경물질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도 하다. 감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이성보다 비이성적인 행동을 생각보다 훨씬 많이 한다는 점이다.  스파이더 헤드라는 영화는 기술을 가장해 약물을 사람들에게 실험해서 상품을 만드는 제약회사의 이야기 속에 제어가 안 되는 사람의 감정을 모티브로 삼아 그린 영화다. 


영화는 사람의 감정이 얼마나 모호하고 조작 가능하며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술등으로인해 만들어진 자신의 실수를 기억이 안 난다며 도피를 하지만 그 실수를 반복하면 그것은 명백한 실수다. 제어가 가능하지 않는 자신을 놔두고 상대방을 탓하기도 한다. 약물로 감정을 조정해가면서 상품을 개발하는 이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이 실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범죄자들이다. 범죄자들은 자신의 이성이 행동에 제약을 받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기분대로 행동하기에 이들에게는 윤리라던가 도덕의식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자신의 죄의식을 자극하는 약물을 투입하면 드디어 그들은 자신의 죄의식을 크게 느낀다는 점이다. 즉 그들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외면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발걸음대로 그대로 나아가려고 한다. 그 사람의 일관성을 보려면 과거의 행적을 보면 된다. 과거에 잘못한 사람은 미래에도 잘못할 확률이 높으며 잘못된 선택을 한 사람은 여전히 미래에도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그 방법 외에 다른 길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달라질 가능성은 하나뿐이 없다. 자신이 상대방에 비해 힘이 약해져서 선택의 가능성이 좁아질 때다. 이때는 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성을 숨기는 것에 불과하다. 이들은 언제든지 그런 상황이 연출되면 과거로 회귀한다. 

영화는 흥미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중반 이후에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지며 흥미를 잃게 만든다.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그걸 바꾸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다. 그냥 일상대로 살며 혹은 종교에 귀의했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온 과오를 숨기기 위한 가면을 쓰기 위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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