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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9. 2022

월드워 Z

좀비를 만드는 것은 인간의 비이성이다. 

살다 보면 이성적이면서 자신을 잘 컨트롤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성숙되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위기의 순간이나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순간에 본모습을 드러낸다. 온갖 좀비 영화에서 등장하는 좀비가 마치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 같지만 사실 인간이 가진 본성을 극도로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좀비 영화를 생각하면 피 튀기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등 대부분 19세 이상일 경우가 많았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만 보더라도 사람의 존엄성 따위는 없이 말 그대로 잘려나가는 것 외에는 볼만한 스토리는 많지 없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2006년 9월에 출간된 세계대전 Z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맥스 브룩스 장편소설로 읽어본 적이 있다. 이 작품은 대중과 평단에 좋은 평가를 받고 결국 브래드 피트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의 목표는 좀비 오락영화를 만들긴 하되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한다. 성인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돼 긴장감을 놓치지 말자라는 모토 아래 만들어진 영화가 월드워 Z이다. 

이 영화가 느슨하지 않게 연결되는 것은 마치 게임을 클리어하듯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시가지 (필라델피아) - 대한민국 (평택 미군기지) - 이스라엘 (예루살렘) - 벨라루스 에어웨이 (비행기) - 웨이슬 (세계보건연구센터) 이 큰 다섯 개의 무대가 배경이다. 영화는 의문의 항공기 습격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이변으로 시작을 하는데 UN 소속 조사관 제리가 대재난에 맞설 적임자로 지목되어 재앙에 맞서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좀비의 인간 대학살 덕분에 모든 시스템은 붕괴되기 시작하고 특히 대도시는 그 확산속도가 외진 곳보다 훨씬 빠르다. 한번 물리면 10초 만에 같은 좀비로 변해버린다. 게다가 이들은 다른 영화의 좀비들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다. 사람이 몰려서 산다는 것은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온갖 문제가 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이스라엘을 지켜주는 장벽은 예전부터 논란이 있어왔던 이스라엘의 보안 장벽이다. 영화에서는 이스라엘 전체를 감싸고 있지만 실제는 이렇게 완벽하게 이어져 있지는 않다. 이스라엘의 보안장벽은 테러리스트 공격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로 보안장벽을 쌓고 있다. 문제는 보안장벽이 이스라엘 내부에 쌓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땅을 빼앗는 위치에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 공인을 받은 국경 1948~49년 전쟁 이후 세워진 그린라인 안쪽이 되어야 되겠지만 서안지구의 상당 부분을 이스라엘로 편입시키고 있다. 덕분에 팔레스타인 인구의 10%가 넘는 25~30만 명을 고립시키고 있다. 그 덕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 된 것 같았지만 완벽한 것이 없다는 것을 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은 2002년 처음 계획이 세워지고 강행되었는데 분리장벽 건설이 마무리되면 약 3400 평방킬로미터의 팔레스타인 영토를 이스라엘은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팔렌 스타인은 독립국가 건설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 분리장벽은 미국의 지원 때문에 가능한 정책이다. 만약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국제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의 땅을 쪼개 놓는 시설물의 설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영화는 아마 그런 장벽이 이스라엘을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한국과 이스라엘은 나라의 특수성이 있다. 이스라엘역시 외부의 위협이 언제나 존재하고 한국 역시 북한이라는 이념이 다른 국가가 휴전선을 두고 노려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성 징집을 현실화했고 한국은 여성 징집을 하지 않는다. 각종 비용을 고려하여 한국에서는 국방세나 대체복무로 현실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비용으로 강제 징집되는 군인의 월급이나 국민연금을 보조해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의 희생을 수반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한다. 담배 피우는 사람 역시 그렇다. 그들에게는 기호식품 일지 몰라도 담배연기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지금 바로 죽지는 않더라도 매우 불쾌한 것이다. 돈을 버는 것조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좀비가 될 후보자는 사회에 가득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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