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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빛나는 밤

별빛이 내려오는 시간의 연산 문화창고

사람의 몸을 이루고 있는 탄소는 아주 긴 시간 동안 먼 우주에서 온 것들이다. 생명을 이루기도 하고 자연 속에 머물기도 하다가 끊임없이 변화를 하며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사람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생각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나 결정을 모두 주관하는 주체는 사실 없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다양한 작은 생각들이 있을 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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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4개의 강력한 적외선 관측장비로 포착한 컬러 우주 사진에는 46억 년 전 형성된 이 은하단의 ‘중력 렌즈’ 현상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 뒤쪽 은하들에서 138억 년 전 빅뱅 이후 7억 년이 지난 시점인 131억 년 전의 초기 우주 빛도 있었다. 생명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있다. 때론 스스로를 모르는 이유는 매번 결정하는 주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심우주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탄소들로 이루어진 몸에 생각이 깃든다는 것도 신비하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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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에 자리한 연산 문화창고는 영업이 끝난 시간에도 조명이 있기에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빛이 거의 없어서 야경을 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야경을 볼 수 있는 장소로 변신했다. 연산 문화창고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쓰임새가 다했던 공간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존재의 박물관처럼 장소가 세상을 떠나며 우리에게 기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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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념일이 있고 날들이 있지만 6월 18일은 UN에서 지정한 ‘지속 가능한 미식의 날’이었다.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지만 생각 외로 우리는 가볍게 생각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원소가 몸을 이루지만 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이 필요하다. 먹거리 매개자로서 요리사의 역할과 철학 등 생산자, 소비자 등은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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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라는 것과 먹거리가 연결되는 것이 관광자원의 핵심이기도 하다. 낮에는 더위를 피하며 사람들이 머물렀던 공간은 지금은 고요하기만 하고 밤하늘의 별은 빛나고 있었다. 매번 결정하는 우리의 두뇌는 자신의 흔적을 끊임없이 고쳐 쓰고 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은 밝은색뿐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 칙칙하면서도 어두운 색으로 칠해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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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뇌는 명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우기 위해 모든 요소를 종합해 맥락을 만들려고 안간힘을 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가장 중요한지 알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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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 빛나는 밤에 찾아가 본 연산 문화창고는 조각조각난 것 같은 기억의 파편이 다시 하나로 합쳐져서 만들어진 모습을 야경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필자는 매일매일이 미식의 날과 같이 맛있는 것을 잘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먹는 것의 가치를 모른다면 아무리 비싼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더라도 의미가 없다. 그냥 생각하지 못하는 탄소의 결합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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