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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6. 2022

수행의 시간

고산사 여름의 고요한 날 말없이 앉았으니.

생각해본다. 조용한 산사에서 그것도 여름날의 뜨거운 바람이 부는 시간의 낮, 그 시간에 말없이 앉아 있는 마음의 상태는 어떠할까. 깊은 생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행을 한다는 것은 수행을 하는 자체가 아니라 수행을 통해 지혜를 얻고 부드러움을 실천하는 삶의 목적에 있다. 오랜 세월 노력을 하면서 만들어진 자신의 모습은 기초가 절로 단단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흔들리는 시간은 온다.

홍성의 고산사는 사적기(事蹟記) 등 관련 기록이 거의 없어 언제 창건되었는지 알 수 없는 대웅전과 요사채 2동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찰로 높은 축대 위에 대웅전이 중앙에 있고 좌우측에는 각각 요사채가 대웅전과 향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

날마다 좋은 날이 되라는 문구가 먼저 눈에 뜨인다. 그렇게 좋은 날만 있으면 좋겠지만 슬픔이 없다면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제 계단을 올라가서 대웅전을 만나보는 시간이다.

두 손을 가슴께에서 마주하는 합장 수행은 마음을 모으는 법으로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수행법이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4만 7천여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러니 일심하는 것이 얼마나 쉽지가 않겠는가. 우리나라의 오체투지는 결국 청정하고 고요하고, 지혜로운 마음을 담는다는 뜻이다.

초석은 자연석을 사용하였으며 그 위에 약간의 배흘림 또는 민흘림이 있는 원기둥을 세운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주심포계 팔작집으로 자연석을 허튼층 쌓기 한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기둥은 창방을 결구하여 고정시켰으며 주심포 집임에도 불구하고 창방 위에 평방을 놓고 공포를 올려두었다.

홍성 고산사에 있는 석조여래입상(洪城高山寺石造如來立像)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21호. 불상 높이 220.9㎝, 최대 폭 113.5㎝. 원통형의 돌을 다듬어 만든 2m가 넘는 거대한 불상이다.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특징을 계승한 고려 전기의 불상이다.

부드러워 보이는 석조여래입상이 보인다. 밑으로 내려 몸에 부착시킨 오른손의 수법이라든지 원통형으로 구성된 길쭉한 신체 그리고 양감이 적은 평면적이고 밋밋한 불신의 표현은 고려 전기 불상의 조형적 요소를 보이고 있다.

오래된 불상이지만 아래에는 최근에 만들어둔 대리석이 만들어져 있다. 국가 보물 제399호로 지정돼 있는 고산사는 석가모니를 모신 절의 중심 법당으로 신라 말 도선국사가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산사는 건물 형식은 초기 주심포 양식을 띤 앞면 3칸, 옆면 3칸의 팔작지붕 형태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팔작지붕에 주심포 양식을 가진 아담한 건물이다.

우리는 늘 맑음으로 앉아있는 것이 가능할까. 귀하게 마음을 내어서 돌보고 그렇게 홍성의 고산사에서 저 아내를 내려다본다. 번거로운 일들은 끊임없이 오고 가고 있는데 깊은 산속의 사찰에 고요에 머무름이 있어 산이 그윽하여 넉넉한 마음으로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니 고요하고 맑고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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