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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7. 2022

기대한 풍경

꽃길처럼 열려 있는 여름의 삼선산 수목원

사람들은 어떤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까. 아니 어떤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생각하고 싶은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 기대했던 것만큼 좋을 때가 있고 기대했던 것만큼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우연하게 찾은 한 잎의 네 잎 클로버가 마음속에 들어올 때가 있다. 더 많은 것을 보려는 노력과 더 많이 행복해지려는 관점이 작고 보잘것없는 틈새를 열어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보여줄 때가 있다. 

다채로운 색들이 펼쳐지는 당진의 삼선산 수목원이라는 곳으로 찾아갔다. 열려 있는 공간이자 누구에게나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최근의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의 가뭄이 이런 총천연색의 자연을 시들게 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정원이자 꽃길이 잘 조성이 되어 있는 곳으로 도시에서 찾아보기 힘든 풍경을 보여준다. 도시에도 공원이 있지만 공원이 기대한 풍경을 보여줄 때는 많지가 않다. 

발길에 따라 움직인 필자의 시선대로 삼선산 수목원의 풍경은 바뀌고 있다. 어떤 꽃들이 있는지 물가도 가보고 걷다가 옆에 피어 있는 꽃들도 본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 좋지 않은 운이 좋은 운이 될 수도 있다. 사람은 관점을 달리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도 가지고 있다. 선입견은 가려진 것을 보이지 못하게도 하지만 그게 없다면 어떤 것을 볼 수 있을까. 보고 있어도 보지 못하고 보지 않아도 보이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다가오는 이때에 8월이 무르익어갈 때 한 줄기의 꽃대가 올라와 순식간에 꽃을 피우니 그 꽃이 상사화다. 말 그대로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하며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상사화다. 

상사화는 사람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 그렇게 보이는 꽃이다. 한국의 특산식물인 상사화도 있는데  5월 말~6월이 되면 말라죽으면서 지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때에 꽃을 피운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에서 생각지도 못한 것이 다가왔을 때 그것이 행복일 때가 있다.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가 꽃을 피운 상사화처럼 말이다.  당진 삼선산 수목원의 출렁다리를 건너가 본다. 작은 출렁다리는 건너갈 때는 모르다가 멈추면 흔들림이 심해진다.  

오래된 나무가 즐비한 숲은 자연재해로부터 사람이 사는 공간을 지켜준다. 나무들이 물을 머금고 천천히 내려보내기 때문이다. 


삼선산 수목원에는 결혼식에서 쓸만한 화려한 모습의 꽃처럼 수국이 피어 있었다. 기대했던 것이 그런 것이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처럼 생각된다면 그게 바로 원했던 것이다. 인간은 원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도 대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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