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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3. 2022

야식 (夜蝕)

당신은 오늘 밤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할까요. 

항상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있다. 큰 보상은 결국 뇌의 보상 중추를 망가트려서 작은 보상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작은 것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뇌가 자극적인 것에 노출이 되어 있고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힘들게 만든다. 폭이 넓은 계단에는 반드시 중간에 추락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작은 폭의 계단을 차근차근 밟아서 올라가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다. 

사람의 뇌는 보상과 쾌락이 상호보완적으로 작동을 한다. 이날은 신탄진의 목상동이라는 곳으로 코로나 19로 열리지 못했던 대덕 거리 맥주 페스티벌의 한 장소다.  15일부터 6주간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지역 6곳에서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풍성한 ‘대덕 거리 맥주 페스티벌’이다. 

축제의 주 무대는 비래동행정복지센터 앞(7월 15~16일), 신탄진 새시장 상가거리(7월 22~23일), 중리행복길(8월 12~13일), 송촌동 상점가(8월 19~20일), 신탄진 전통시장(8월 26~27일), 목상동 음식특화거리(9월 2~3일)이니 마지막 축제의 현장이다. 밤이라는 시간은 낮과 달리 여유와 일탈이 공존하게 된다. 그리고 일상적인 패턴이 아닌 뇌의 회로가 정상적으로 동작을 하지 않기도 한다.  

밤이라는 시간은 우리의 몸이 동작하는데 다른 기제가 작용을 한다. 사람의 몸이 움직이고 있는데 당연히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야식을 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가 몸에 적정한지는 고려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정기적인 식사의 패턴은 조금씩 바뀌면서 몸의 균형을 흐트러지게 만든다. 

낮에 일하고 맞는 저녁은 인생의 낙이기도 하다. 우산 거리를 조성해 무더운 여름 그늘막 역할과 볼거리를 만들고, 권역별 상인회·상점가에서 생맥주와 다양한 판매 부스가 목상동에도 조성이 되어 있다. 저녁에 목상동을 찾아가 본 것은 처음이다. 

2019년 개최한 ‘대코 맥주 페스티벌’ 축제의 의미가 어렵고 낯설다는 의견에 따라 ‘대코’를 ‘대덕 거리’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곳까지 찾아와서 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코로나19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그런 느낌을 받으며 그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균형이 필요하다. 낮만 존재하는 도시도 따분하고 밤이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도시는 뇌의 회로를 망가트리기도 한다.  삶에서 합리적인 기준은 제각기 다르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필요하다. 우리의 몸은 귀를 기울여 듣지 않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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