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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8. 2022

죽산 (竹山)

안성시의 중심이 되었던 지역을 보다. 

사람됨을 살피는 데 있어서 눈동자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눈동자는 그 사람의 본질을 감추지 못한다. 마음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눈동자가 흐리다. 그 눈동자로 보는 것이 싫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쉽게 시비를 건다. 자신의 본모습을 보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싫은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반드시 잃는 것들이 있다. 그래야 자신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주어야 한다. 

"지금 왕의 은혜가 금수에게 미칠 정도로 충분하면서도 그 공적이 백성들에게 미치지 않는 것은 유독 무슨 까닭입니까? 그렇게 볼 때 깃털 하나를 들지 않는 것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고, 수레에 실은 땔감 더미를 보지 않는 것은 '시력'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백성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이다."  - 맹자

안성이라는 도시에는 죽산면이라는 지역이 있다. 경기도에 있지만 경기도 같지 않는 느낌을 받게 하는 곳이다. 죽산이라는 지역명을 사용하는 곳은 안성시와 김제시에 있다. 두 곳 모두 방문했고 글을 썼기에 잘 알고 있다. 지역명에서 알듯이 대나무가 유명한 곳이기에 지역 특산물 칠현산 복조리는 400년 전통의 대나무 복조리로 알려져 있다. 

죽산면의 중심이 되는 곳은 바로 이곳 죽산 연못공원이 자리한 곳이다. 작은 공원이지만 평화로운 모습을 만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죽산면에는 유물·유적으로는 안성 죽산리 5층 석탑(보물 제435호)과 죽주산성, 칠장사 혜소국사비(보물 제488호) 등이 남아 있다. 

날은 덥지만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서 가을이 온 것을 느끼게 해 준다. 하늘하늘한 코스모스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만 같다. 

죽주면으로 들어가는 교차로에는 송문주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송문주 장군은 1231(고종 18년) 몽골군의 1차 침입뿐만이 아니라 3차 침입까지 격퇴시킨 공이 있는 사람이다. 죽주성 전투에서 주민들과 일치단결하여 거둔 대승으로 인해 좌우위장군에 봉해지는 영광을 얻었는데 이에 죽주민들은 옛부터 죽주성안에 충의사를 짓고 매년 음렬 9월9일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송문주 장군은 진천송씨다. 

송문주 장군의 동상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려의 3대 국찰 중 하나였던 봉업사의 흔적인 봉업사지가 있다. 안성에 자리한 봉업사(奉業寺)는 8세기 중엽에 창건되었으며 9세기 중반인 854년경에는 화차사(華次寺)라 불렸던 곳이다.  고려시대 왕건의 진영을 모신 3대 국찰은 개경의 봉은사(奉恩寺), 논산의 개태사(開泰寺), 안성의 봉업사다. 개경은 갈 수가 없으니 현재 한국에서는 두 곳만 볼 수 있다. 

전에 왔을 때는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문화재 발굴이 한창이었다. 안성 죽산리(봉업사지) 오층 석탑은 단층 기단(基壇) 위에 5층의 탑신부(塔身部)를 형성하고, 정상에 상륜부(相輪部)를 장식한 방형중층(方形重層)의 일반형 석탑으로 여러 개의 판석(板石)으로 구성된 지대석(地臺石)이 놓이고 그 위에 기단 면석(面石)이 놓아 만들었다.  

안성시 죽산면에서는 지난 9월 9일부터 10일까지 제17회 죽주대고려문화축제가 개최되었다.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를 무료로 제공했는데 참가를 못해 참 아쉽기는 하다. 죽주면에는 칠장사뿐만이 아니라 송문주 장군, 죽주산성, 봉업사지등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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