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담은 풍경

거북이가 찾아온 증평의 삼기 습지생태공원

크리스마스에 캐럴이 울리게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는 아침에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방송되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따뜻하지 않은 스쿠르지가 과거, 현재, 미래의 유령을 만나며 변해가는 모습이 난방을 잘하지 않아 입김이 나오는 방 안의 이불속에서 보는 자체가 자그마한 행복이기도 했었다. 물질만능주의는 세상을 따뜻하게 담아낼 수가 없다.

MG0A0418_resize.JPG

어릴 때의 세상은 이불 안에서 펼쳐졌다. 추운 겨울날 이불 안에서 나오는 경우는 밥 먹을 때 외에는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이불이 하늘로 날라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상상을 하곤 했었다. 지금이야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척이나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다양하게 채색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을 즐겨한다.

MG0A0419_resize.JPG

천변에 자리한 이곳은 증평의 삼기 습지 생태공원이다. 나무 수종도 다양해서 다양한 가을색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비옥한 토양 위로 물이 꾸준히 공급되어 풀이 자랄 수 있는 완전한 환경을 만들어내고 식물의 뿌리는 삼각주와 습지의 확장을 촉진시키게 된다.

MG0A0422_resize.JPG

가운데의 습지를 중심으로 주변에 길이 만들어져 있다. 이제 추워지면 내리는 눈이 녹으면서 이 요지는 일시적으로 습지로 변하고 여름에는 말라버리며 더 큰 요지는 못으로 만들어지다가 습지로 조성이 되어간다.

MG0A0424_resize.JPG

시계가 12시를 지나가고 있다. 마치 소설에서처럼 과거, 현재, 미래의 크리스마스의 유령이 찾아올 것만 같은 시간이다. 과거의 유령은 추웠지만 이불속에서 가장 멀리까지 갈 수 있었던 그 시기를 보여주고 현재의 크리스마스는 지금처럼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가을을 보여주고 미래의 크리스마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MG0A0429_resize.JPG

증평을 상징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거북이라는 생각이 든다. 증평의 곳곳에는 이렇게 거북이들이 있어서 지루하지가 않다. 가장 느리지만 가장 확실하게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아는 동물이 거북이일 것이다.

KakaoTalk_20221122_112801684_11.jpg

저 건너편에서 마치 하늘로 치솟는듯하게 구름이 펼쳐져서 나온다. 넘쳐나는 풍경 속에서 삶은 때론 느닷없고 카탈스럽게 느껴지기 가지 한다. 밟을 수 있는 어떤 땅과의 인연과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느끼는 것, 걸어보면 마음이 조화로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언제나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 든든함이 있다.

KakaoTalk_20221122_112801684_12.jpg

산다는 것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이곳 삼기 습지생태공원은 분위기가 남다르게 독특하다.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봄과 같은 느낌이 묻어 나오는 곳이랄까.

KakaoTalk_20221122_112801684_13.jpg

찰스 디킨스가 쓴 크리스마스 캐럴은 1843년에 출간된 이래로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생각할 만큼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고 사랑을 받았다. 물에 비추어진 그림 속에 하늘과 몽글몽글한 구름이 정겹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강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