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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3. 2022

김천의 빅뱅이론

김천의 야경을 만나는 봉황대와 강변 조각공원 

빅뱅이론이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몰입해서 보았던 기억이 난다. 우주의 시작을 알리는 이론 중에 하나가 바로 빅뱅이론이다. 쉽게 말하면 어느 순간 특이점에서 빵 터져서 무질서했던 우주가 팽창해가면서 별들이 생기고 은하계와 함께 더 오랜 시간이 흘러 태양계에까지 이르게 된다. 빅뱅이론의 색을 말하라면 검은색이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생겨나서 밝음으로 나아갔다. 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 빛이 사라졌지만 조명으로 인해 야경이 도시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김천시로 들어가는 입구의 김천 IC를 나오면 강변 조각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강변에 위치한 공원으로 예술 조각들이 있는 곳이다. 겨울밤이지만 사람들이 나와서 운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요즘에는 야경 맛집을 찾아가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다. 

조금은 특이해 보이는 조명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본다. 사람의 눈으로 인지할 수는 없지만 시공간이-가 약 137억 년 전에 한 점에서 폭발적으로 팽창하면서 시작된 빛이 도달하고 있다. 

김천시의 곳곳을 돌아보면서 김천시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때론 밤을 사랑한다. 밤은 수많은 눈을 가진 얼굴을 가졌으며 문득 부는 겨울바람이 누군가가 살고 있는 창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야경의 빛은 흔들리는 빛이면서 삶이 빨리 변해가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관광의 본질은 지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직. 간접적 체험을 바탕으로 그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라고 한다. 역사가 필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김천의 강변 조각공원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조각 작품이다.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이 조각상은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천이라는 도시의 풍경이, 누군가에게는 한 번 떠나고 다시 오지 않는 어떤 이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되리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언젠가 어떤 이와 나란히 걸으며 바라보던 풍경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망부석인가? 

강변 조각공원을 돌아보고 김천을 흐르는 천의 돌다리에 서본다. 뒤에 있는 조명이 필자를 길게 늘여주었다. 벌써 돌다리의 반은 건넌 것처럼 보인다. 이제 봉황대를 보러 가 볼까. 

강변 조각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봉황대가 있다. 봉황대는 연화지, 김산향교와 함께 교동이 조선시대 말가지 김산군의 읍지였음을 알려주는 유적이다. 봉황대는 사방 3칸의 2층 다락으로 이루어진 1,700년의 흔적이다. 

봉황대가 있는 연화지를 주변으로 이쁜 카페들이 몇 곳 눈에 뜨인다. 솔개가 봉황으로 변해 날아오르는 꿈을 꾼 후 연못을 솔개 연자에 바뀔 화자를 써서 연화지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조금 늦게 오는 바람에 봉황대를 넘어서 이쁘게 차려진 야경 공간으로 가보지 못했다. 오후 5시까지 봉황대로 들어갈 수 있다. 사람이 시나브로 일상에 스며들게 될 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 추운 겨울날에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며 찍은 사진에 담기게 된다.  

하나의 점과 같은 곳에서 시작된 것이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것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야경이 있는 곳을 걸으면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1 억년 전쯤 별이 없어지면서 생긴 티끌 같은 먼지가 언젠가는 손안에 내려오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세상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이곳 연화지의 화처럼 계속 바뀐다.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고 한다. 야경이 있는 밤의 시간은 혼자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혼자 있을 때도 마치 온 세상이 지켜보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자신의 행동을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다. 야경을 보면서 믿고 의지할 자신만의 별을 찾는 것은 잘 살아낸 삶의 기억을 담아낼 곳을 발견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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