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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6. 202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국의 교육 현실 속에 파랑 나라는 없다. 

한국만큼 1등을 좋아하는 나라가 있을까. 삶의 과정보다 결과만을 평가하는 한국사회는 모든 것이 경쟁이고 비교이며 상대적 박탈감을 만들어낸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아가야 가는 사회에서 모든 것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되고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만든다. 균형점을 찾아야 할 언론들은 돈을 못 벌어서 안달 난 하이에나처럼 살이 듬성듬성한 뼈다귀 같은 글을 써댄다. 언론들은 이 사회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한국의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정치인이나 고위 관료들은 절대 알지 못하고 풀어낼 수도 없다. 정치적인 색을 제외하고 과도한 사법적인 판단에서 벗어나 조국 교수가 과연 진보의 편이라고 생각했을까. 그가 남긴 저술처럼 공정과 상식에 기반하였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공영방송에서 나온 수많은 진보적인 성향의 지식인들조차 자식들에게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들보다는 많은 기회를 준다. 여기서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교육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교육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수학이다. 영어도 충분히 난이도 있게 출제할 수 있지만 수학만큼 차이를 만드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일명 수포자(수학포기자)가 그렇게 만들어진다.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에서 사배자(사회적 배려 대상자)이며 수학을 포기한 고등학생 한지우와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의 만남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다. 말 그대로 한국은 교육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이상한 나라다. 정상적인 나라라고 볼 수가 없다. 학생들과 차별을 만들어내면서 그걸 재능의 발견이자 인재를 육성한다는 이상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체계를 유지하면서 등급을 만들어내는 나라다. 

정의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기가 힘들듯이 올바른 삶, 가치 있는 삶은 한국에서 달달한 솜사탕과 같은 것에 불과하다. 솜사탕이 물에 빠졌을 때 아무리 빨리 들어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영화 속에서 그려진 따뜻한 모습은 그런 솜사탕과 같다. 소중하게 잘 가지고 있을 때는 그럴듯하지만 현실이라는 물에 빠지는 순간 순삭 하게 되는 것이다. 예술과 학문의 끝으로 가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도 수학자 이학성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1타 강사라는 말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게 문제풀이가 아니다. 1타 강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빠르게 알려주는 기능자에 불과하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아닌 방법만에 집중하게 되면 사람은 차별을 만들어내고 순위에 집착하게 된다. 누구도 그 속에서 행복이나 만족감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이학성 같은 선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해답을 얻듯이 내일은 나아질 수 있는 사회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영화 속 리만 가설을 푸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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