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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9. 2023

메간

멀지 않은 미래에 사람의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사람이라는 존재에서 우리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되는가. 심각한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사람은 과연 사람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자신의 몸으로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해 숫한 실수를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사람이 가장 위험한 존재일 수도 있다. 자신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본다면 그 기준이라는 잣대는 모호하고 매우 위험하다. 필자는 지금 통신사들이 내놓고 있는 단순한 수준의 로봇을 넘어서 반려로봇 같은 AI가 멀지 않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잘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아주 단순한 프로토콜 오류로 인해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가 메간이라는 영화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소녀 ‘케이디’에게 로봇 엔지니어이자, ‘케이디’의 보호자가 된 ‘젬마’는 ‘케이디’를 안전하게 지켜야 하는 프로그램이 입력된 AI 로봇 ‘메간’을 선물하게 된다. 참고로 이 영화는 아름다운 그런 영화가 아니라 호러 영화이다. 누군가는 AI Type 처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AI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러와 유머를 동시에 선사한다. 사람은 업그레이드가 참 어려운 존재다. 그나마 학창 시절까지는 노력을 하지만 그 이후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네트워크에 연결된 로봇은 다르다. 사람처럼 노력을 하지 않아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어떤 방향이냐가 문제다. 

책을 읽어주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은 물론 함께 수다를 떨며 감정적인 유대를 보여주는 메간은 진짜 사람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도움을 주는 AI 로봇 인형이었지만, 자신이 보호하기로 프로그래밍된 사람에게 광적으로 집착하며 이 인형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게 된다. 이쯤 되면 스토킹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수도 있다. 스토킹이라는 것은 자신이라는 존재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하는 정신병적인 증상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에 종속이 되어 있다. 스마트폰이나 어떤 다른 존재를 닮아가기 위한 노력이나 스타에 대한 우상화는 이미 상상을 넘어서는 사람들도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분명히 아닌 것을 알고 있는 데에도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진실을 직면하는 순간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메간은 로봇 뼈대와 전자회로에 사람과 흡사하게 제작된 ‘메간’ 모형을 부착, 실제 사람과 똑같은 미세한 움직임까지 원격으로 조정했다고 한다. 

세상은 생각만큼 따뜻하지도 않고 따뜻하게 진화하지도 않는다. 유튜브만 조금 보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에도 불구하고 옳다고 우기는 많은 영상들과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하는 영상이 차고 넘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속에 인간적이라는 것이 있을까. 우리는 인간적인 것보다는 남보다 잘 사는 것이 훨씬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에는 반려동물보다 반려로봇이 생각보다 빠르게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동물을 키울 정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예 키울 생각을 안 하기 때문이다. 즉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혹은 착각했던 사람들중에 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커뮤니케이션은 사람에게는 분명히 필요하다. 앞으로는 커뮤니케이션조차 빈부격차에 따라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메간이라는 영화는 호러였지만 사람이 얼마나 자신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지에 대한 것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로봇이지만 사람이 원하는 극단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며 사람이 얼마나 자신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는지 극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메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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